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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험천만한 아파트 리모델링…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근본적인 재검토 필요"

등록 2022.04.25 15:16 / 수정 2022.04.2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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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은 호황기를 맞고 있는 만큼 이에 맞춘 안전 조치 강화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23일 서울 선사현대아파트가 2938가구에 달하는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시공사를 선정하는 등 서울에서만 아파트 46개 단지, 2만5000 세대가 리모델링을 준비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2025년까지 리모델링을 통해 준공되는 주택만 약 1만3000 세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모델링 시장이 활성화하는 배경에는 상대적으로 진입이 힘든 재건축 시장의 특수성이 이유로 꼽힌다. 재건축의 경우 준공 후 30년 이상의 연한, 안전진단시 최소 D등급 이하, 기부 체납 요건 등 승인까지 필요한 조건들이 많다. 반면, 리모델링 시장의 경우 안전진단이 수직증축의 경우 B등급, 수평증축의 경우 C등급 이상이면 가능한데다 최소 연한도 재건축의 절반(준공 후 15년 이상)이라 초기 진입이 용이하다.

한미글로벌 김종훈 회장은 25일 "대규모 아파트 공사의 특성상 현장관리자는 하청업체 기능공에게 의존하고 이로 인해 현장의 품질·안전 확보가 어렵다"고 역설했다.

리모델링의 경우 상당수가 수평증축시 편복도식 아파트를 계단식 아파트로 바꾸고 엘리베이터 홀을 설치하기 위해 벽식 구조 아파트의 구조벽을 철거하는 작업을 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아파트 구조벽의 철거 비율이 약 30%나 된다는 점이다. 여기에 지하를 깊이 파 주차장 공사를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김 회장은 "수평증축을 위해 20년 이상 된 구조물에 신구조물을 결합할 경우 구조물끼리 콘크리트 강도와 수축 차이 등으로 침하, 이격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공사안전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1988년 이전 설계된 공동주택은 내진설계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현재 상태로도 위험할 수 있는데 보강하면 증축 하중을 견뎌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이 현행 리모델링 시장에 대한 가장 큰 우려를 나타내는 건 공사관리 문제다. 김 회장은 "아파트 같은 대규모 물량공사는 공사관리가 쉽지 않은데다 건축기사나 기능공 수준은 과거보다 많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다"고 밝혔다. 기능공 상당수가 외국 비숙련 근로자로 구성되어 있는데다 고질적인 인력부족 현상도 정상적 공사관리를 힘들게 하는 이유다. 김 회장은 "시공사가 감리업체를 좌지우지하므로 제대로 된 감리 역할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며
"만일 이들 건설 주체들 중 어느 한 쪽이라도 현장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실수를 하여 관리가 제대로 안될 경우에는 과거 삼풍백화점이나 최근의 아파트 붕괴 사고처럼 연쇄붕괴와 같은 큰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비용 측면에서도 리모델링은 비경제적이라고 김 회장은 주장했다. 그는 "리모델링 공사를 할 때 많은 부분을 철거해야 하고 보강 공사를 해야한다"며 "신축보다 오히려 공사비가 많이 들고 공가 기간도 신축과 별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해결책으로 "생활환경의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구조이자 각종 설비의 이동이 가능한 가변형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전한 해결책 마련을 위해선 세금감면 또는 용적율 상향 등의 인센티브를 적용해야한다"며 리모델링 안전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리모델링에 대한 근본적인 의미 재정립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김 회장은 밝혔다. 그는 "건설 선진국의 경우 리모델링을 노후 건물이나 아파트의 배관 교체, 내외부 마감 등의 일부를 수리하는 공사를 말한다"며 "우리나라의 현행 아파트 리모델링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제도"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아파트 리모델링에는 너무나 많은 위험 요인들이 존재하고 있고 원가, 사업기간, 아파트 성능과 품질 확보에 부정적인 요소들이 많아 정부에서 리모델링 확대 정책을 펴기보다는 제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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