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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취임사 핵심은 '反지성주의'…짧지만 강했던 '文의 5년' 비판

등록 2022.05.10 21:28 / 수정 2022.05.10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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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부터는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첫날과 취임사에 담긴 의미 속으로 한발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어제까지는 야당반장이었지만, 오늘부터는 용산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저희 TV조선의 1호 기자 김정우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가 어제 이 자리에서 취임사의 핵심이 '자유 가치에 대한 재발견'이 될 거라고 강조했는데, 실제로 그대로 나오긴 했군요.

[기자]
네, 앞서 보도해드린 대로 핵심 키워드는 '자유'였고, "자유는 승자독식이 아니라 유린된 사람을 돕고, 국제적으로 연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앵커]
그러면 '자유'란 키워드가 어떻게 등장하게 된 건지, 이걸 단순히 단어 횟수까지만 볼 게 아니라 취임사 전체를 관통하는 의미도 살펴볼 필요가 있겠어요.

[기자]
네, 취임사 구성 자체가 상당히 독특합니다. 현안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수미상관으로 쭉 이어지는데요. 우선 시작 자체가 글로벌하죠. 전세계 여러 난제를 정치로 해결해야 하는데, 민주주의 위기 때문에 안 되고 있고, 가장 큰 원인이 '반지성주의'라고 한 겁니다. 이 반지성주의를 해결하기 위해선 보편적 가치인 자유와 이를 위한 연대가 필요하단 게 이번 취임사의 핵심 얼개라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반지성주의란 말도 국내 정치권에선 그리 흔하게 볼 수 있는 표현이 아닌데, 이 개념을 갖고 여러 해석이 있는 것 같아요.

[기자]
우선 '반지성주의'는 수십년 전 미국에서 나온 개념이죠. 매카시즘이나 파시즘으로 연결되던 건데, 근래 '트럼피즘' 이라 불리는 현상이 나오면서 다시 떠올랐습니다. 이 반지성주의를 타파하는 게 시대적 소명과 과제라는 게 윤 대통령의 인식인데, 그럼 이게 국제사회를 향한 메시지냐, 제가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세계 이슈를 말하면서 국내를 조망한다"는 게 핵심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앵커]
김기자 분석은 이 반지성주의가 문재인 정부 5년에서 만들어졌다는 게 윤 대통령의 인식이다 이런 건가요?

[기자]
제 분석까진 아니고요, 일단 민주당에선 "윤 대통령이 지목한 반지성주의가 무엇을 지칭하는지 모르겠다"는 이런 논평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에서 벌어졌던 비상식적인 상황에 대한 국민적 심판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반지성주의는 문재인 정부 5년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집단적 갈등에 의한 진실 왜곡, 다수의 힘으로 상대 억압, 이런 말들이 문재인 정부가 강하게 밀어붙인 탈원전 정책이나 임대차 3법, 그리고 최근 검수완박 등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그래서 나오는 겁니다.

[앵커]
글로벌 이슈를 방금 말했는데, 학문적 영역에서 인용한 표현들도 보이는 것 같습니다.

[기자]
"자유민주주의는 평화를 만들어내고, 평화는 자유를 지켜준다" 이건 임마누엘 칸트의 '영구평화론'에 등장하는 내용입니다. 민주주의가 확실하 발달한 국가 간엔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주장이죠. 또 "인류 역사상 자유로운 시장이 있는 곳엔 번영과 풍요가 꽃핀다" 이건 애독서로 꼽히는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에서 영감을 얻은 걸로 보입니다. 그리고 자유가 유린되거나 충족 못한 사람은 자유시민이 연대해서 도와야 한다고 한 건 '세계시민주의' 개념인데, 마침 김성회 다문화비서관이 몇년 전 칼럼에서 칸트를 언급하며 이를 말한 적 있습니다.

[앵커]
종합 하자면 이번 대통령 취임사는 각론을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총론 속에 각론을 갈아 넣은 듯한 특징이 있다, 그렇게 볼 수 있겠군요 그건 그렇고, 김 기자는 지난 정부 때도 청와대 출입을 해봤으니까, 오늘 용산 대통령실에 가보니 확실히 차이가 있던가요.

[기자]
네, 아직 곳곳이 공사 중이라 상당히 어수선하긴 했는데요. 대통령과 한 건물에 근무한다는 게 큰 차이로 다가왔습니다. 일정을 보면 대충 동선이 파악되기 때문에, 로비에서 멀찍이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요, 참모진들도 수시로 마주칠 수 있었습니다. 기존 청와대는 춘추관이란 곳이 완전 분리돼있기 때문에 이런 게 원천봉쇄된 상태였는데, 적어도 언론과는 거리가 크게 좁아졌고요, 여기다 조만간 출근길에 질문하고 답하는 모습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앵커]
김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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