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모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대장동 녹음파일' 재생이 다섯 기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동규 전 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측이 해당 녹음파일에 대한 증거능력에 문제를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는 13일 오전 유동규 전 본부장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와 정 모 회계사, 정 모 변호사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배임) 등 혐의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도 지난 기일과 마찬가지로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이른바 '대장동 녹취록'의 녹음파일 재생이 이뤄졌다.
정 회계사는 김만배씨와 유 전 본부장, 남 변호사 등과 각각 통화하거나 대화한 내용을 녹음해 검찰에 제출했는데, 검찰은 해당 녹음파일에 김만배씨 등이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로비를 시도한 정황 등이 담겨있다고 보고 있다.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지난 월요일에 이어 오늘도 녹음파일의 거의 99% 이상이 안 들리는 상황"이라며 "검사는 수사과정에서 이어폰으로 들으면 잘 들린다고 주장하지만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했다.
해당 녹음파일이 법정에서 어떤 내용인지 들을 수 있어야 하는데, 전혀 들리지 않아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유 전 본부장 측은 또 "녹취파일에서 대화자로 지목된 사람과의 대화내용을 식별할 수 있는 수준으로 들리지 않았다는 점을 명확히 조서에 기록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만배씨 측 변호인 역시 "실제로는 녹음파일 자체가 직접적 증거이고 녹취서는 보조수단"이라며 녹음 파일로는 로비 의혹 등을 증명하기 힘들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재판부는 "오늘 처음 들은 일부 녹음파일의 경우 재판부도 거의 내용을 알아듣기 힘들다"며 "현재 진행되는 절차는 '녹취서'에 대한 증거조사가 아닌 '녹음파일'에 대한 증거조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녹취서는 녹음파일의 보조수단에 불과하고 독자적으로 의미가 없다는 것은 재판부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변호인 측 문제제기에 대해 "검찰이 선입견을 가지고 녹취서를 작성했다는 취지인 것 같은데, 해당 녹취서는 수사관이 작성한 게 아니라 속기사들이 순수하게 녹음만 듣고 작성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지난 2일부터 오늘까지 5차례 공판을 열어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음파일을 법정에서 재생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파일의 경우 음질이 좋지 않아 실제로 법정에서 재판을 방청하는 취재진들도 녹음 내용을 완벽하게 알아듣기 쉽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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