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돈을 수거하는 역할을 해온 20대 남성이 중간에 돈을 가로채 달아났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 입장에서 보자면, 흔히 말하는, '배달사고'가 난 거죠. 조직은 이 남성 신상을 피해자들에게 폭로했고, 수거책이 붙잡히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박한솔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21살 김모씨는 지난해 아르바이트 중개 사이트를 통해 일자리를 얻었습니다.
땅을 보러 다니며 '의뢰인'에게 돈만 받아오면 해당 금액의 10%와 일당을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보이스피싱 조직 수거책 역할이었습니다.
지난해 11월 이곳 서울 중구에서 김씨가 받아 든 돈은 300만원, 14일 뒤엔 경기도 파주에서 1000만원을 피해자들로부터 건네받았습니다.
김씨는 이 돈을 조직에 넘기지 않고 그대로 챙겨 달아났습니다.
전화기까지 끈 채 조직과 연락을 끊었습니다.
그러자 조직은 피해자들에게 연락해 '김씨가 돈을 챙겼다'고 알리고, 갖고 있던 김씨 신분증과 가족관계증명서 등 신상정보를 넘겼습니다.
피해자들은 이를 토대로 사기 혐의로 김씨를 고소했습니다.
경찰 추적 결과 김씨는 다른 범죄 혐의로 유치장에 수감된 상태였고, "생활비가 필요해 돈을 빼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민 / 변호사
“취업난도 심하고 사실 아르바이트 자리도 구하기가 힘든데요. 보이스피싱 조직은 오히려 이런 상황을 더 교묘히 이용해서...”
경찰은 김씨의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중국에 있는 피싱 조직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TV조선 박한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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