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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신동욱 앵커의 시선] K무비, 세계를 호령하다

등록 2022.05.30 21:50 / 수정 2022.05.30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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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마을사람들이 산적들에게 시달리다 못해 푼돈을 모아 총잡이들을 고용합니다. 각기 다른 사연과 개성을 지닌 일곱 명의 사내들이 모여 무모한 싸움에 나섭니다. 이렇게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출연한 뒤 속편이 셋이나 나왔고, 다시 만든 영화에는 이병헌이 출연하기도 했지요.

그런데 이 서부극의 원작은 일본 영화입니다. '스파게티 웨스턴'의 효시 '황야의 무법자'도 일본 영화를 베꼈습니다. '영화판 미국 건국신화'라는 '스타워즈' 역시 일본 영화에서 영감을 얻었지요. 이야기 얼개와 주요 인물 캐릭터를 빌려왔다는 건, 감독 조지 루카스도 인정했습니다.

모두 일본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의 작품입니다. 그는 칸 베네치아 베를린, 3대 영화제와 아카데미상을 석권했습니다.

만년에는 아카데미 특별공로상을 수상하며 할리우드의 경배를 받았지요. 한 사람이 앞장서 이뤄냈던 일본 영화의 성취를, 예전 우리 '할리우드 키드'들은 많이 부러워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더는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됩니다. 한 두 사람의 재능이 아니라, 총체적으로 두루 쌓아온 한국 영화의 힘이 세계를 호령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한국 영화가, 세계 최고라는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감독상을 마저 차지한 것은, 임계점 그러니까 천장을 뚫은 듯한 사건입니다. 연기와 연출 모두 거침없이 날아올라 활짝 피었다는 얘기입니다.

국민배우 송강호는 일곱 번 초청받은 끝에 '칸의 남자'로 등극했습니다. '칸느 박'으로 불리는 박찬욱 감독은 세 번째 트로피를 들어올렸습니다. 한 차례 우연이 아니라 예고된 필연입니다.

두 수상작을 이웃 나라와 협업했다는 것도 눈여겨볼 일입니다. 자본부터 이야기, 배경, 배우까지 대부분 한국 국적이면서 각기 연출과 여주인공을 일본과 중국에 맡겼습니다. 할리우드가 세계 인재들을 불러들여 영화를 생산하는 '다국적 공장'인 것처럼 말이지요. 한국 영화산업이 아시아는 물론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기대를 키웁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한국은, 할리우드 영화들이 다투어 세계 처음으로 개봉하는, 요즘 말로 트렌디한 나라입니다. K무비 K드라마 K팝 K푸드 K컬처까지 흥미롭고 역동적인 우리의 삶과 문화를 세계인이 경험하고 즐기고 싶어합니다. 우리가 이렇게나 세계 무대에서 각광을 받았던 적이 언제 있었던가요.

이제 이틀 뒤면 또 지방선거가 치러집니다. 어느 재벌 회장님이 한국 정치를 4류라고 한탄했다가 곤욕을 치렀다는 얘기가 나온 지도 벌써 30년 가까이 강산이 세번 바뀔 시간이 흘렀습니다. 대한민국의 각 분야가 골고루 K 머리말을 붙여 나가고 있는데 정치만 왜 아직 그 자리 그대로인지 영문을 알 수가 없습니다.

5월 30일 앵커의 시선은 'K무비, 세계를 호령하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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