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지난달 3일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비밀엄수의무 위반) 혐의로 입건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PD A씨 등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검찰에 불송치했다.
경찰은 해당 방송이 공익 목적의 정당한 취재 등의 행위에 해당되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은 "보도 목적으로 공익 차원에서 정인이 얼굴을 공개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 1월, A씨를 비롯해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정인아 미안해, 그리고 우리의 분노가 가야 할 길> 편을 방영하면서 정인이 얼굴이 나온 사진과 영상을 그대로 공개했다.
당시 제작진은 "학대의 흔적이 유독 얼굴에 집중돼 있고, 아이의 표정에 점점 그늘이 져가는 걸 말로만 전달할 수 없었다"며 얼굴을 공개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지난해 10월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은 "정인이의 인적 사항과 사진 등을 방송한 행위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비밀 엄수 등의 의무)"이라고 주장하며 SBS 제작진을 경찰에 고발했다.
해당 법은 아동 보호 사건에 관련된 아동학대 행위자, 피해 아동 등의 주소, 성명, 나이, 직업, 용모 따위를 특정해 파악할 수 있는 인적 사항이나 사진 등을 방송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찰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박민아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는 5일 TV조선과의 통화에서 "지켜져야 할 선이 무너진 느낌"이라며 "향후 아동 인권 관련 보도에도 면죄부가 되는 건 아닐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또 박 대표는 "위법성 조각은 명예훼손 등 법에 정해져 있는 경우에 한한다"며 "경찰이 임의로 공익적 목적을 인정해 처벌을 면하게 해준 셈이라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아동 인권을 이야기하면서 보도에 있어서는 시청률만 생각한 나머지 오히려 아동 인권을 유린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 아이러니하다"며 "현재 경찰에 의견서를 제출했고 다른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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