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사회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국민 MC' 송해 배웅한 이웃사촌들

등록 2022.06.08 18:11 / 수정 2022.06.09 10:19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KBS의 장수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 현역 최고령 진행자 송해의 빈소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 사진공동취재단

8일 오전 11시, 국민 MC 송해가 살던 서울 도곡동 아파트는 고요했다. 유족과 소속사 관계자가 조심스럽게 유품을 정돈하는 모습만 간간이 포착됐다.

오전 11시 20분쯤, 운구차량이 도착했다. 10여 분 뒤 국민 MC 송해가 운구차량에 실리자 현장엔 무거운 침묵과 흐느낌으로 가득했다.

향년 95세로 세상을 떠난 송해의 마지막 외출을 함께한 건 송해의 오랜 '이웃사촌'이었다.

매봉역 인근에서 20년 넘게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한충환(64)씨는 송해와 '10년 지기 동네 친구'였다. 2014년 초 송해의 현 자택을 소개해 주고 계약해 준 당사자였다. 이게 인연이 돼 9년 넘게 송해와 한 씨 부부는 막역하게 지냈다. 송해의 생일마다 부부 동반 저녁식사 모임을 가졌고, 소소하게 술 한 잔 기울이는 사이였다.

특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송해 특성상, 송해는 외출하고 귀가할 때마다 아파트 길목에 있는 한 씨 부동산 사무실을 자주 방문했다고 한다. 실제 한 씨 사무실에는 송해의 흔적들이 많이 있었다. 곳곳에 송해의 사인이 붙어있고, 들를 때마다 앉던 소파 자리는 푹 꺼져 있었다. 한 씨는 "엊그제까지 인사하고 지냈는데 이렇게 갑자기 떠나가시다니 마음이 황망하고 믿기지가 않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옆 동에 산다는 한 주민은 "어르신이 산책도 자주 다녀 인사도 하고 그랬는데 요즘 통 보이질 않았다"며 "마지막 가는 길 인사드리려고 나와봤다"고 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송해의 빈소는 오후 2시쯤부터 본격적으로 모양새를 갖추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송해의 영정사진이 놓였다. 그 주변을 흰색 국화꽃이 감쌌다. 영정사진 앞에는 향이 피워졌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보낸 근조화환도 무더기로 속속 도착했고, 취재진도 1층에 장사진을 이뤘다.

연예인들 가운데는 유재석과 김흥국, 조세호 등이 제일 먼저 발걸음을 했다. 김흥국은 "송해 선생님은 이 시대 연예계의 표본이셨다"고 했다.

한 유족은 울먹이며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일상적인 대화를 하다가 '이따 전화하겠다'고 하고 통화를 끊었었다"며 "그게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유족 측에 따르면, 송해는 최근 10kg 가까이 체중이 빠지는 바람에 바지를 새로 맞췄다. 전날까지 송해는 정신이 또렷해 대화에 문제가 없고 스스로 거동이 가능했다. 다만, 기력이 조금 쇠한 정도였다고 한다.

송해의 수양 동생이라고 밝힌 또 다른 유족은 "전국노래자랑에서 하차한 뒤에도 '조만간 건강을 회복해서 다시 진행하고 싶다'고 했었다"며 "''죽어도 무대 위에서 죽겠다'고 했던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옆집 빈소에 있던 어린이 3명이 "송해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하고 싶다"며 쭈뼛거리며 빈소에 찾아왔다. 유족들은 어린 조문객을 따뜻하게 맞이했다. 한 어린이는 "연예인 사인을 받고 싶지만 종이가 없어서 포기해야겠다"며 식당 쪽을 기웃거렸다.

유족 측은 8일 저녁 6시부터 본격적으로 조문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사회 각계각층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도 송해의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소속사 측은 "VIP가 조만간 일정을 조율해 방문할 듯하다"고 전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