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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취재후 Talk] "최강욱, 피해자에 심적 고통"…'정경심 판결' 떠올리게 한 윤리심판원 징계

등록 2022.06.21 11:12 / 수정 2022.06.2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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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 조선일보DB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이 온라인 화상 회의 도중 성희롱 발언을 한 최강욱 의원에게 당원자격 정지 6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징계 수위보다 더 의미가 있었던 건 윤리심판위원인 김회재 의원이 밝힌 양형 결정 이유다.

김 의원은 "최 의원이 부인하면서 그것을 진실로 믿는 피해자들에게 심적 고통이 계속 가해졌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무겁게 받아들였다"며 "이 부분도 양정에 충분히 고려됐다"고 했다. 실제로 맥락도 맞지 않는 최 의원의 해명에 피해자들은 "내가 잘못 들었나?" "내가 정신병에 걸린 건가?"라며 끊임없이 스스로를 의심했다고 한다.

윤리심판원의 설명은 조국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의 1심 재판에서 재판부가 유죄를 선고하며 밝힌 판결문과 겹친다. "진실을 말하는 이들에게 크나큰 정신적 고통을 줬다" 명백한 증거에도 말을 바꿔가며 사실을 호도해온 조 전 장관과 그 세력에게 사법부가 날린 일갈이었다.

진실을 바꿔 '대안적 사실'을 주입하는 '탈진실적 해명'은 언제부터인가 민주당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국회의장에게 'GSGG'란 욕설을 하고도 "정치권이 국민의 일반 의지에 서브해야 한다(Government serve general G)"는 되도 않는 말로 사실을 비틀려한다. 당 대선 후보였던 분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자 합리적 반박을 넘어 '사실은 윤석열이 몸통'이라는 초현실적 주장을 내놓았다. 집 현관문에 초밥이 걸려있는 사진이 나와도 "법인카드를 아내가 쓴 건 아니"라고 한다.

문제는 이런 '탈진실적 해명'이 강성 지지자들의 합세로 진실과 동등한 위치에 서거나 오히려 그것을 제압해버린다는데 있다.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 '최강욱 의원 중징계가 민주당 혁신의 시작'이라고 한 것도 '은폐에 가담했던 의원들에 대해서도 철저한 진실규명이 필요하다'고 한 것도 이런 문제의식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은 윤리심판원에 출석해서도 여전히 '자신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고 한다. '탈진실'의 세계에 너무 오래 머물다보니 스스로 '진짜 그렇다고 믿는' 경지에 이른 게 아닌가 싶다. 거짓말을 하는 건 쉽다. 하지만 진실 쪽에 서는 게 언제나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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