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경제

[신동욱 앵커의 시선] 이제 달을 꿈꿉니다

등록 2022.06.22 21:54 / 수정 2022.06.22 21:56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아폴로 13'은 실패에 관한 영화입니다. 

"휴스턴 본부! 문제가 생겼다" 

1970년 미국 달 탐사선 아폴로 13호가 산소탱크 폭발로 달 착륙에 실패하고 우주 미아가 될 위기에 빠집니다. 하지만 비행사들과 휴스턴 관제센터는 결코 포기하지 않습니다.

"실패는 용납할 수 없다!"

아폴로 13호가 실패를 이겨내고 무사히 귀환하기까지 과정은, 다음 우주 계획들이 사고와 실패를 피해 가는 나침반이 됐습니다. 그래서 '성공적인 실패'로 불립니다. 2009년 우리 땅에서 쏘아 올린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387킬로미터 상공에서 추락한 뒤 한 연구원이 울먹이며 시를 읊었습니다.

"막아도 막혀도 그래도 나는 간다. 혼이 되어 세월이 되어"

우리 항공 우주개발 역사는 실패의 역사라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2차 나로호는 2분여 만에 폭발했고 연구진은 죄인처럼 고개를 숙여야 했습니다. 실패와 책임을 분석할 때마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너희들이 뭘 아느냐'며 비웃곤 했습니다. 3차에서 성공했지만 2억달러짜리 러시아 1단 로켓에 업혀 간 절반의 성공이었습니다.

"와~~~"

그리고 마침내 진정한 우리의 누리호가 우주의 문을 열어젖혔습니다. 위성발사체 계획을 수립한 지 20년 만에 대한민국이 우주를 향해 힘찬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13년 전 눈물의 시구처럼 "걸어가지 못하는 길을 물이 되어 오고, 흐르지 못하는 길을 새벽안개 되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난해 1차 발사 때 누리호가 바다로 떨어지는 순간까지 송신한 동영상입니다. 칠흑 같은 우주의 어둠 속에서 푸른 별 지구가 빛납니다.

남의 발사체에 실려간 우리 위성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고 쏘아 올려 촬영한 지구별이었기에 그지없이 소중했습니다. 1차 누리호가 실패하면서 포착한 그 빛은, 오늘의 환호를 예고하는 서광이었습니다. 

'누리'라는 이름에는, 우주까지 새 누리, 새 세상을 개척한다는 꿈을 담았습니다. 누리호에 이어 8월에는 탐사선 다누리호가 달을 향해 떠납니다. '달'을 '누리고' 오라는 이름처럼, 이제 우리는 지금까지와 다른 눈으로 다른 꿈을 꾸며 달을 우러르게 되겠지요.

만델라가 말했습니다.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 한 번도 실패하지 않는 게 아니라, 실패할 때마다 일어서는 데 있다"고…

답답한 지상의 삶을 뚫고, 우리의 시선을 광대무변 우주로 끌어 올려준 모든 분들께 영광과 경의를 바칩니다.

6월 22일 앵커의 시선은 '이제 달을 꿈꿉니다' 였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