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정치

21번의 도어스테핑…'공약이행' 평가 속 '미스스텝' 우려도

등록 2022.06.24 21:17 / 수정 2022.06.24 22:35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앵커]
경찰 인사도 그렇고 좀 혼란스러운게 많습니다. 아침마다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에 직접 답하는게 신선하긴 합니다만, 문제는 이 정제되지 않은 답변이 종종 혼선으로 비춰진다는 겁니다.

현장 기자들의 반응은 어떤지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홍연주 기자에게 들어보겠습니다. 일단, 윤 대통령이 외부일정 없이 출근하는 날에는 빠짐없이 이 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취임 바로 다음 날 첫 도어스테핑을 시작해서 취임 46일째인 오늘까지 총 스물 한 번 출근길 질의응답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질문 준비 많이하셨어요?"(오늘)
"잘들 쉬셨습니까"(어제)
"어제 하루 빠졌더니 많이 기다려졌어요?" (17일)

[앵커]
질문은 자유롭게 합니까? 과거에는 공식 기자회견 질문도 청와대가 미리 받아서 조율을 했는데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긴 하군요. 질문하는 순서같은건 정해져 있습니까?

[기자]
전혀 없습니다. 오늘 아침 저도 대통령에게 당내 갈등 현안 관련 질문을 했었는데요. 아침 9시쯤 대통령이 출근하면 길목에 서있던 기자들이 각자 묻고 싶은 것을 묻는 구조입니다. 취임 초반에는 질문을 1~2개만 받았는데, 최근에는 최대 7개까지 받으면서 기자들의 질문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는데요. 여러 기자들이 동시에 질문을 하면 대통령이 '순서를 지키라'며 직접 정리에 나서기도 합니다.

윤석열
"순서대로" (오늘)
"잠깐만 순서대로. 이제 하나 만 더 받을게요" (13일)

[앵커]
이것도 공약이었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던 약속을 지키려는 대통령의 의지가 컸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입니다. 도어스테핑을 기획한 관계자는 "대통령의 얼굴 표정과 몸짓도 하나의 메시지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전했는데요. 실제로 일본 TBS 방송은 2년 전 아베 일본 총리가 현관문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2.59초 늘어난 것을 근거로 건강 이상 징후를 포착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윤 대통령의 경우 어떻습니까?

[기자]
윤 대통령은 매일 아침 차에서 내려 1층 청사 로비를 30걸음 걸은 뒤 기자들 앞에 서는데요. 취임 다음날엔 16초 만에 도착했는데, 오늘은 2초가 늘어난 18초가 걸렸습니다. 도어스테핑을 이미 여러 차례 한만큼 걸음걸이에 더 여유가 생긴 겁니다. 윤 대통령의 제스처 정치도 눈길을 끄는데 강조하고 싶은 내용에 손바닥을 피거나 가위 모양으로 앞을 가르키고, 가끔 주먹을 쥡니다. 의도치 않게 '가위-바위-보'와 비슷한 모양을 만들고 있는 셈입니다.

[앵커]
그런데 각 부처가 쏟아내는 모든 정책을 대통령이 다 숙지하고 출근하긴 현실적으로 어렵겠지요. 오늘 아침 경우도 그렇고, 혼선으로 비치는 경우가 종종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실제로 일부 참모들이 "도어스테핑 횟수를 줄이자"고 주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취지는 좋지만 작은 실수가 큰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건데요. 윤 대통령이 기존 정치인과 다른 특유의 솔직 화법으로 직설적인 표현을 즐기기에 더 그럴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 집무실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니까."(7일)
"과거엔 민변 출신들이 아주 도배를 하지 않았습니까."(8일)

하지만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이 '권력형 침묵'을 끝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좀더 많다고 보기 때문에, 단순히 횟수를 줄이기보다는 대통령 말의 무게를 담아낼 수 있도록 사전에 더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새로운 문화여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들도 각 정부 부처도 어려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그래도 이 제도 만큼은 계속 지켜지기를 저 역시 기자로서 기대해 보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