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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찰 통제안' 6일만에 김창룡 청장 사퇴…그 이유는?

등록 2022.06.27 21:10 / 수정 2022.06.27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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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에선 '경찰독립선언문' 반발도


[앵커]
김창룡 경찰청장의 사퇴는 크게 놀랍진 않지만 그래도 갑작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주 경찰 자문위가 '경찰 통제' 권고안을 발표할 때만 해도 용퇴는 없다고 했는데 갑자기 왜 분위기가 바뀐 건지, 경찰청을 취재하는 김태훈 기자에게 물어 보겠습니다. 지난주만 해도 이렇게 갑작스런 사퇴는 출입기자들도 예상하지 못했던거지요?

[기자]
우선 그동안 과정을 시간순으로 좀 보실까요. 행안부 경찰제도개선 자문위가 경찰 통제 권고안을 발표한 건 21일입니다. 여기엔 '경찰국 신설'과 '장관의 경찰청장 지휘권' 등 내용이 담겨있었는데요, 이 때만 해도 김 청장은 이상민 장관을 직접 만나 경찰의 입장을 설명하겠다며 경찰 수장으로서 역할을 해보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상황이었습니다.

[앵커]
김청장이 행안부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했는데 결국 만나진 못했다는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권고안이 발표된 21일 저녁, 행안부와 경찰 사이에 '치안감 인사 번복'이라는 중요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저녁 7시쯤, 경찰 내 세 번째 높은 계급인 치안감 28명 보직인사가 발표됐다가 2시간 만에 7명의 인사가 바뀐 겁니다. 그러면서 행안부와 경찰청 사이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각됐습니다. 행안부는 "대통령 결재도 안 받은 인사안을 경찰이 공개했다"며 경찰을 몰아붙였는데요,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국기문란'이라며 경찰을 질책하면서 김 청장은 궁지에 몰리게 됐습니다.

[앵커] 
결국 경찰 청장을 국기문란 속에 가둬놓고 행안부가 경찰국 신설 발표를 한 셈이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 청장은 아침까지만 해도 평소대로 경찰청 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장관이 직접 경찰 통제안 브리핑을 열겠다고 예고했고, 얼마 안 돼 김 청장은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결국 예정됐던 기자 간담회는 김 청장의 사퇴 기자회견이 된 셈입니다. 

[앵커]  
당초 예고됐던 기자회견은 사퇴기자회견이 아니었다고 봐야 합니까? 주말에 행안부장관과 장시간 통화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건 사실입니까? 경찰내부는 누구 잘못이라는 분위기입니까?

[기자]
경찰 내부망엔 행안부 발표에 대한 다양한 비판이 쏟아져 나왔는데, 이 가운데는 '경찰독립선언문'이라는 비장한 제목의 글까지 올라왔습니다. "행안부 '경찰국' 설치 방침은 유신정권으로 돌아가는 것"이며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김 청장의 사퇴를 두고도 경찰 통제 논란 초기부터 사의를 표명하는 등 강하게 대처하지 못해 "경찰의 기개를 세우지 못했다"는 실망감을 표현하는 글이 적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차기 경찰청장이 누가 되더라도 정부의 뜻을 크게 거스러기도 어렵고 내부 단속도 해야 해서 쉽지 않겠군요?

[기자]
현재 차기 경찰청장으로는 윤희근 경찰청 차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우철문 부산경찰청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모두 윤석열 정권 들어 주요 보직으로 승진 또는 보임한 인사들이어서 크게 삐걱대는 모습은 보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남은 변수는 경찰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국가경찰위원외인데요, 경찰위가 차기 경찰청장 임명에 동의하지 않으면 절차가 다소 지연될 수는 있습니다. 그동안 경찰위가 청장 후보를 거부한 적은 없지만 지금 경찰위는 경찰국 신설에 반대해와 실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앵커] 
경찰 통제가 필요하다는 정부내 분위기는 확고한 것 같은데 결국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일선 경찰을 어떻게 설득하느냐 이게 문제겠군요.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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