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횡성하면 한우가, 천안하면 호두과자가 떠오를 정도로 지역명물이 많습니다. 일부러 그 지역을 찾아가 사 먹기도 하는데, 원산지를 따져봤더니 엉뚱한 지역 산물이거나 수입산이기도 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지, 소비자탐사대 안윤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우로 유명한 강원도 횡성의 한 쇠고기 판매점. 간판에도... 포장지에도.. '횡성한우'라고 큼직하게 적어놨습니다.
그런데 쇠고기 등심을 사 산지 이력을 조회했더니, 농장과 도축장이 모두 경기도 안성이었습니다.
"횡성한우집에서 샀는데 쳐보니까 안성으로 나오네?"
어떻게 된 일인지 매장 주인도 국내산 한우일 뿐 횡성한우는 아니라고 선뜻 인정합니다.
횡성한우 판매점
"아니요, 그건 횡성한우 아니에요. 가격표에 다 쓰여 있습니다."
천안 명물 호두과자도 마찬가지. 유명 판매점에서 구입해 원산지를 확인해 보니, 호두는 모두 미국산이고 제조만 천안에서 했습니다.
A 호두과자 판매점
"호두는 수입산이요. (국내산은) 너무 비싸서 못 사요."
'순창 고추장'이라고 출시된 고추장 제품도 고추양념은 대부분 '수입산'이고, '한우사골 설렁탕'은 국물은 한우로 우려냈다고 돼 있지만, 고기 건더기는 수입산이었습니다.
정예림 / 서울 서대문구
"속은 느낌? 시간도 들여야 되는데 내 입에 들어온 거는 (그 지역산이 아니면) 시간이 아까울 거라고 생각…."
업자들은 실제 지역 특산물로 만들면 수지타산을 맞추기 힘들다는 입장.
횡성한우 판매점
"횡성에서 그렇게 숫자가 안 나와요. 등급이 좋은 게."
B 호두과자 판매점
"저희가 천안호두 쓰면 한 달도 못 써요. 지금 15개에 5천 원이잖아요. 국내산 호두 쓰기 시작하면 10개에 5천 원으로…"
특정 지명을 내걸고 만든 지역명물이지만 다른 지역 산물로 만들어도 불법은 아닙니다.
원산지 표시만 정확히 하면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원산지 관리 기관
"상표로 등록이 되어 있으면 그런 표현을 쓰고, 원산지가 어디인지 정확하게 표시만 해주면 (괜찮다)."
하지만 소비자는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함봉자 / 경기 안양시
"황당하죠. 그런데 우리가 (일일이 보지 않으면) 알지 못하니까 그냥 속으면서 사 먹는 거예요."
유명 특산지 인지도만 이용한 일부 업소의 상술에 애먼 소비자만 피해보는 건 아닌지, 소비자탐사대 안윤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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