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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신동욱 앵커의 시선] 아닌 건 아닌 겁니다

등록 2022.07.01 21:51 / 수정 2022.07.0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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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위대한 개츠비'는 주연배우를 잘못 썼다가 흥행도 비평도 참패했습니다. 한 여인에게 평생 일방적 사랑을 바치는 개츠비에, 콧대 높고 귀족적인 로버트 레드퍼드는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개츠비의 지순한 연인도 까탈스러운 미아 패로와 맞지 않았습니다. 그렇듯 배우를 잘못 기용하는 걸 미스 캐스팅 이라고 하지요. '위대한 개츠비'는 최악의 미스 캐스팅 사례로 꼽힙니다.

캐스팅을 망치는 으뜸가는 원인이 사사로운 연고와 입김입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원작자 헤밍웨이의 압력으로 게리 쿠퍼와 잉그리드 버그먼을 썼다가 쿠퍼는 너무 늙고 버그먼은 몸집이 너무 크다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대부' 3편에서 감독 프랜시스 코폴라는 딸 소피아를 주연급에 기용하는 무리수를 뒀습니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제작, 연출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예순다섯 살에 중년의 로맨틱한 주인공 역까지 챙겼다가 눈총을 샀지요.

그런데 이런 미스 캐스팅이 영화에서만 있는 건 아닙니다. 한 나라의 장관 인사에서 미스 캐스팅이 일어나면, 그 폐해가 영화 제작비 날리는 것에 비할 바가 아닐 겁니다.

대검이 중앙선관위의 수사 의뢰를 받아 김승희 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정치자금 유용 사건을 서울 남부지검에 배당했습니다. 의혹도 다양합니다. 의원 시절 정치자금을 보좌진 격려금, 동료 의원 후원금, 렌터카 매입, 배우자 차 보험료에 유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뿐인가요? 공직에 있을 때는 집을 두 채 보유한 상태에서 관사에 살았습니다. 그리고 세종시 아파트를 특별분양 받은 뒤 되팔아 1억 원대 차익을 봤습니다. 신도시 개발 예정지 보상을 노리고 백 살 노모를 무허가 컨테이너에 전입신고 시켰다는 의심도 사고 있습니다.물론 이런 의혹들에 대해 본인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합니다만 이 자체로 이미 미스 캐스팅입니다.

게다가 지금 보건복지부는 연금개혁이라는 막중한 개혁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연금 개혁방안에 대해 "보험료를 올려 국민 지갑을 먼저 털겠다는 생각"이라고 비판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윤석열 정부 연금개혁 기조와 반대되는 시각이어서 개혁 적임자 맞느냐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김 후보자가 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된 지 벌써 여러 날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여야가 싸우느라 하반기 국회 원구성 조차 못 하는 바람에 청문회도 열지 못했습니다. 결국 김 후보자의 임명 여부는 대통령의 결단에 달려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본인이 결심하는 게 순리일 듯 합니다.

미스 캐스팅이 있었다면 그나마 영화 제작 들어가기 전에 바로 잡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영화가 실패하면 그 피해를 제작자나 감독 혼자만 보는 건 아니니까요.

7월 1일 앵커의 시선은 '아닌 건 아닌 겁니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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