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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뉴스7 취재후 Talk] 새벽 배송기사의 안타까운 죽음

등록 2022.07.02 19:28 / 수정 2022.07.0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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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밤샘 새벽 배송으로 지친 택배기사가 자신의 배송 차량에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았습니다. 심야 배송의 그늘 짚어보겠습니다. 김충령 기자가 새벽 배송 기사의 죽음을 직접 취재를 했죠. 이 분은 평소에 어떻게 근무를 해오고 있었습니까?

[기자]
고인은 3년 가까이 마켓컬리에서 새벽 배송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하룻밤에 30~40 가구 정도 배송을 했는데요. 최근에는 50~60 가구 정도 배송을 했다고 합니다.

[앵커]
훨씬 많아졌네요.

[기자]
그만큼 새벽 배송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을 했기 때문이죠. 새벽 배송 주문 마감 시간이 밤 11시입니다. 물류 기지에서 자신이 배송할 물건을 분류하고 차에 실어야 합니다. 이 작업이 보통 새벽 3~4시까지 이어집니다. 자신이 배송할 물건이다 보니까 그걸 다른 사람이 해주기가 어려운 구조입니다. 그 때 이후에는 보통 아침 7시까지 배달을 합니다. 이러한 밤샘을 주 6일 동안 지속했습니다.

동료 배송기사
“여기서 주무시고, 집에도 자주 못 들어가시고 그러니까… 차에서 쪽잠을 자거나”

야간 노동은 국제암연구소가 2급 발암물질로 분류할 정도로 건강에 치명적이라고 합니다.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죠. 쪽잠을 청하던 강 씨는 심정지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앵커]
연이어 이렇게 밤샘 배송을 했다면 노동 강도를 떠나서 굉장히 신체적으로 무리가 컸을 것 같거든요.

[기자]
동료들 얘기를 들어보면 고인은 육상선수 출신이었습니다.

[앵커]
그래요?

[기자]
네. 체력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는 얘기죠.

동료배송기사
“고등학교 때 육상을 해서 튼튼해요. 지병이나 이런 거 있는 사람은 아닌데“

[기자]
그렇다고 해도 올해 53살이었습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강 씨는 낮에도 부업을 했습니다.

[앵커]
낮에도 일을 했다. 하면 열심히 좀 돈을 벌어야 하는 개인적 사정이 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좀 드네요.

[기자]
제가 유가족께 연락을 드린 것이 고인이 세상을 떠난 지 닷새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마음도 추스르기 어려운 상황일 텐데 고인의 아내는 일터에 나가 있었습니다.

[앵커]
바로 생계전선에 뛰어든 거군요.

[기자]
동남아 결혼 이민자 출신인 아내는 이제 남편 없는 남편의 나라에서 가장이 된 셈입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작업 환경이라도 잘 정비가 되어있었다면 노동 강도를 조금 덜 수 있었을 텐데 실제 사정은 어땠습니까?

[기자]
네. 강 씨가 근무했던 물류 기지에 직접 가봤습니다. 지붕조차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경사까지 졌는데요. 비가 오는 날 물건을 가득 실은 카트를 밀고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되는 상황이라고 상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마켓컬리 측도 배송 기지 환경 개선을 위해 기지 이전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사실 기사들의 과로사 문제는 처음 있는 일은 아니잖아요.

[기자]
코로나 이후 최소 여섯 건 이상의 과로사 논란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스물일곱 살 청년이 야간 근무 직후 세상을 떠나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택배 기사들의 과로사 문제가 대두됐을 때 가이드라인 같은 게 생기지 않았었습니까?

[기자]
2020년도에 정부에서 과로사 방지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작년에는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들고 합의문도 내놨는데요. 강제력이 없다 보니 실질적인 역할을 못 했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유명무실한 상황이군요. 오늘 내용 한 줄 톡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기자]
‘빛이 환할수록 그림자가 짙다’로 하겠습니다. 혁신적인 배송 산업이 성장을 하면서 소비자들의 편익은 많이 개선됐는데요. 역설적으로 취약 노동 계층의 상황은 더욱 악화 됐습니다. 짙어진 그림자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될 때라고 생각됩니다.

[앵커]
새벽배송이 사용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편리하다보니까 이 시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는데 야간 노동환경은 더 개선을 해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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