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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따져보니] '신경외과 의사 부족'…논쟁과 실태는?

등록 2022.08.04 21:38 / 수정 2022.08.04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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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산병원같은 국내 최고 수준의 병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가 안 되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의료계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 이런 말도 나오는 모양입니다. 무슨 문제가 있는지, 홍혜영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홍 기자, 서울아산병원에 긴급 뇌수술을 할 의료진이 없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데, 우리나라 신경외과 전문의가 얼마나 됩니까?

[기자]
전체 전문의 10만 명 정도 가운데 신경외과 전문의는 2900여 명입니다. 신경외과에 지원하는 전공의 숫자를 보면, 해마다 전공의 확보율이 100%를 넘습니다. 정원 미달에 시달리는 흉부외과나 비뇨기과 같은 이른바 기피과목은 아닙니다.

[앵커]
그런데 왜 의사가 부족하단 거죠?

[기자]
신경외과는 다루는 분야가 다양합니다. 뇌를 다루지만 척추를 볼 수도 있습니다. "신경외과 의사 10명 가운데 7명이 척추병원으로 가고 3명 정도만 뇌를 담당한다"고 합니다. 그나마도 통증치료나 시술, 재활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아 뇌수술을 하는 의사는 극소수인 게 현실입니다.

[앵커] 
수술도 어렵고 의료 분쟁 가능성은 커서 다들 꺼린다는 얘길 저도 듣긴 했습니다만 상황이 얼마나 심각합니까?

[기자]
한 신경외과 교수가 이번 아산병원 사건 관련 기사에 "참담한 심정"이라며 올린 댓글이 화제가 됐는데요. "국내 빅5 병원에 뇌혈관외과 교수는 2, 3명이 전부"라며, "40대 이상의 실력 있는 뇌혈관외과 의사는 거의 고갈 상태"라고 했습니다. 아산병원의 경우도 "뇌혈관외과 교수 2명이서 1년 365일 퐁당퐁당 당직을 서고 있다"고 했는데, 현장의 목소리를 한 번 들어보시죠. 

대학병원 뇌혈관외과 전문의
"저도 지금 60이 다 돼 가는데 지금도 밤에 당직을 서고 밤에 수술을 해야 돼요. 60 넘어서 밤에 당직 서고 수술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앵커]
의대 정원을 너무 오랫동안 묶어놔서 이런 일이 생겼다는 지적도 나오더군요

[기자]
의대 정원이 3000명 정도로 17년째 그대로긴 합니다. 하지만 신경외과 전문의들이 척추로 몰리는 것처럼, 의사들은 지금 같은 상황이면 정원을 늘려봐야 달라질 게 없을 거라고 말합니다.

대학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어쨌든 당근을 줘야 사람들이 하지, '너는 왜 의사가 돼서 사명감도 없이 그런 거 하냐' 이렇게 얘기하기에는 너무 개인한테만 (희생을)요구하는 거죠."

결국 의료계는 의료수가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신경외과 분야에 의료수가를 올리면 병원이 의사를 더 고용할 여력이 생긴단 거죠. 하지만 그보다, 뇌혈관외과나 흉부외과 같은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 과목에 실력 있는 인재를 키울 수 있는 보다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앵커]
이번 사건이 이런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라겠습니다. 홍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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