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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국 택시가 도미니카 공화국에?"…택시 혼란 살펴보니

등록 2022.08.05 08:35 / 수정 2022.08.05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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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밤시간에 택시를 못잡아 발을 구르는 분들 많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낮 시간대에도 택시 잡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코로나 이후 택시기사가 3만 명 가까이 줄었기 때문인데요. 택시 회사들은 남는 택시들을 해외에 수출하며 버티고 있다고 합니다. 택시 파동을 취재한 사회부 임서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앞서도 잠시 살펴봤지만, 택시 업체들은 왜 택시를 해외로 내다파는 겁니까?

[기자]
제가 취재했던 서울 한 택시업체의 경우 코로나 이전에 200명 넘던 택시기사가 코로나 이후 70여 명, 그러니까 절반 넘게 줄었다고 합니다. 통상 택시 가동률이 60%는 넘어야 기사 월급도 주고 기름값도 감당하고 하는데, 현재는 가동률이 30%대다 보니 적자도 이어졌다고 합니다. 차고지에는 운전할 기사도 없는 빈 차가 30대 가까이 서있었는데요, 수개월째 굴리지도 못하는 차에 유지비는 계속 들어가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보험료라도 절약하자는 차원에서 택시를 처분하는 건데요, 이 회사는 갖고 있던 차량 100대 중에 37대를 처분했고, 올해 처분한 것만 13대라고 합니다. 제가 방문한 또 다른 택시 회사도 노는 택시가 늘면서 100대 중 40대를 팔거나 폐차했다고 하고요. 옛날 같았으면 택시 수명인 6년을 꽉 채우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업계가 어려워지면서 3~4년 된 택시가 처분되는 경우도 늘었습니다.

[앵커]
이렇게 처분되는 택시들은 주로 어떤 나라로 가고 있습니까?

[기자]
중고차 수출업체를 통해 상당수가 아프리카 중남미 등 해외로 수출되는데, 실제로 수출업체 야적장에 가보니까 번호판이 떼어진 중고택시 60여 대가 모여 있었고, 이미 도미니카 공화국에 팔렸다는 종이가 붙은 택시들도 있었습니다. 

[앵커]
정작 시민들은 택시가 없어 발을 구르는데 택시들은 도미니카 공화국에 팔려나가는 실정이군요. 택시 기사들이 코로나 이후 많이 떠난 상황이죠? 

[기자]
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국 택시 기사 수는 23만 9195명으로 코로나19 유행 전과 비교해 3만 명 가까이 줄었는데요, 제가 취재한 법인택시 업계를 기준으로 봐도 그렇습니다. 개인택시 기사를 제외한 회사에 소속된 법인택시 기사 수도 3년 사이에 10만 여 명에서 7만 여 명으로 약 3만 명 감소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태울 손님이 줄어들었던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음식배달이라든가 택배라든가 택시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쪽으로 이직한 기사들이 많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코로나 때문에 택시 기사들이 업계를 떠났다고 봐도 될까요?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사실 늘지 않는 요금, 높은 업무 강도 같은 문제는 하루아침에 생긴 게 아니기 때문에 코로나19 이전부터 조금씩이지만 종사자 수는 계속 줄어왔다고 하고요. 코로나19와 시기가 우연찮게 맞물렸는데 2020년부터 사납금제를 폐지하고 운송수입금 전액을 회사에 납부하고 월급제로 임금을 받는 전액관리제가 시행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습니다. 원래는 택시기사들에게 고정적으로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시행된 제도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기사들이 다달이 맞춰줘야 하는 운행 수입인 기준금이 있다보니 근무 일 수가 일정하지 않거나 장시간 운전이 어려운 연세 있으신 고령의 기사들은 한 달 기준금을 채우기 버거운 경우도 있으신거죠. 기사들 중엔 기준금을 초과하더라도 성과급을 회사와 7대3 6대4 이런 식으로 나누는 것보다 사납금만 채우고 나머지 100%를 다 가져갔던 사납금제였을 때 수입이 더 나았다고 하기도 하고요.

[앵커]
구조적인 문제에다 코로나까지 겹쳐져서 벌어지는 현상이군요 정부는 어떤 방안을 내놓고 있습니까?

[기자]
정부는 우선 '탄력 요금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 심야시간대 요금을 원래보다 최대 100%까지 올려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인데요, 무엇보다 택시 운임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요구하며 궁극적으로 요금 인상을 주장하는 택시 업계도 이 방안에 대해선 긍정적입니다.

[앵커]
그런데 택시업계도 이해관계가 복잡히 얽혀 있어서 해법을 찾는게 쉽진 않은 일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법인택시, 개인택시, 플랫폼 사업자, 승객 등의 입장에 크고 작은 차이가 있다 보니 모두가 만족하는 해법을 찾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어제는 대한교통학회가‘택시대란, 어떻게 풀것인가’라는 주제로 학술토론회도 열어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앵커]
택시잡기가 다시 편해지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임서인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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