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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호텔비 '먹튀'로 "휴가 망쳤다"…'에바종 사태' 살펴보니

등록 2022.08.08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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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소비자로부터 숙박비를 받아놓고 호텔 측에 입금하지 않아 '먹튀' 의혹을 받는 호텔 예약 대행 사이트 '에바종'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현재 확인된 피해자만 150명이 넘는데 이번 사건 취재한 차순우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일단, 에바종은 어떤 회사입니까?

[기자]
네, 에바종은 국내외 호텔·리조트를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온라인 예약 대행사인데요, 저렴한 가격에 고급 숙소를 이용할 수 있어 여행객들 사이 입소문이 났던 업체입니다. 그런데 최근 에바종을 통해 숙소를 예약했는데 정작 숙소에서는 돈을 받지 못했다며, 예약이 취소된 피해자들이 속출하기 시작한 겁니다. "130만원을 주고 다낭의 호텔을 예약했는데, 숙박 전날 에바종으로부터 '호텔 측으로 송금하지 못해 예약이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여름 휴가를 완전히 망쳤다" "원래 묵기로 한 숙소를 가지 못해 다른 호텔에 150만원을 주고 묵었다" 이런 피해 사연들이 인터넷에 올라오고 있습니다.

[앵커]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앞으로 수사 과정 등을 통해 밝혀져야 하는데요, 현재까지 피해자는 150여명으로, 각각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에 이르는 손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전체 피해액은 10억원대로 알려졌는데, 피해 규모는 조사 과정에서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에바종은 6개월에서 1년 단위의 호텔 이용권도 판매했는데, '호텔 패스'라 불리는 이용권을 먼저 구매하면, 국내 최고급 호텔과 리조트를 자유롭게 숙박 할 수 있다고 홍보했습니다. 문제는 이 호텔 이용권이 성인 1인 기준 6개월에 600만원에 육박하고, 1년은 1000만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에바종은 대부분의 결제금을 카드가 아닌 대표 개인 통장에 현금으로 받아왔다고 해서 피해 보상도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어쩌다가 이런 일이 발생한 겁니까?

[기자]
에바종을 운영하는 업체는 지난 2015년부터 수년간 자본잠식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거기에 더해 코로나 여파까지 더해지면서, 경영에 어려움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소비자들로부터 '호텔 패스'와 같은 선입금 방식으로 거액의 돈을 받은 뒤, 이를 기존 예약자들의 숙박비에 투입하는 돌려막기식 경영을 했고, 결국 한계에 다다르면서, 환불 중단 사태를 맞은게 아니냔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현재 업체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에바종은 지난 2일부터 사무실 문을 닫고 전 직원이 재택근무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에바종은 SNS를 통해 "8월 2일부터 전 직원 재택근무에 돌입했으나, 이는 사업을 계속해 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고객 환불 및 운영에 많은 불안을 느끼고 계신 점 알고 있다”며 "투자 유치 및 인수 합병 등의 방안을 협의 중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환불 예정 일자를 안내해드리겠다"고 공지했습니다. 일단, 회사 입장에선 피해 구제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셈입니다.

[앵커]
경찰 수사와 함께 피해자들은 집단소송 준비에도 들어갔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부터 에바종이 숙박료를 받고도 돈을 입금하지 않았다는 피해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자, 경찰이 수사에 나선 상태입니다. 에바종 대표에 대해서는 지난 2일 출국금지 조치도 내려졌습니다. SNS 등을 중심으로 100여명의 피해자가 모여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법조계 일각에선 만약 "채무가 많은 상황에서 돌려막기를 위한 수단으로 미끼성 상품을 팔았다면 일종의 기망행위로 볼 수 있다"며 "사기죄로 형사적 책임은 물론 민사적으로도 채무 불이행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휴가만을 기다리며, 큰 돈을 지불했던 소비자들의 실망감이 가장 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번 휴가에 기대감이 크셨을텐데 하루 빨리 대책이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차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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