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해 복구를 돕기 위해 현장을 찾은 여당의 한 국회의원이 매우 부적절한 발언으로 봉사의 빛이 바랬습니다. "사진 잘 나오게 비 좀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는데... 대체 어떤 상황에서 이런 황당한 말이 나왔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현장을 취재했던 황병준 기자가 당시 상황을 자세히 전하겠습니다.
[리포트]
초록색 새마을 운동 모자를 쓴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마이크를 잡습니다.
주호영 /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수재민들의 참담한 심정을 놓치지 마시고 장난치거나 또 농담하거나 (하지 말고.)"
봉사 활동 전에 동료 의원들에게 한 당부였지만, 이미 10여분 전 김성원 의원이 실언을 한 뒤였습니다.
김성원 / 국민의힘 의원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
수해복구를 지원하러 온 국회의원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믿기 어려운 발언이었는데, 함께 있던 권성동 원내대표는 고개를 돌렸고, 임이자 의원은 김 의원의 손을 친뒤 카메라를 가리켰습니다.
비난이 쏟아지자 김 의원은 "엄중한 시기에 경솔하고 사려 깊지 못했다"며 "깊이 반성하고 사과한다"고 했습니다.
주 위원장도 "김 의원에게 엄중 경고했다"고 했지만, 김 의원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과 함께 언론을 탓하면서 진정성에 의심을 샀습니다.
주호영 /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김 의원이 장난끼가 좀 있어요."
주호영 /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여러분들 노는 데 가서 우리가 다 찍어보면 여러분들도 나오는 거 없는 줄 아나"
주 위원장은 봉사 시작 전에 주민으로부터 길을 막는다는 항의를 받자 삿대질을 하며 취재진 탓으로 돌리기도 했는데,
주호영 /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따라와서 교통을 방해하니까 우리가 욕을 다 얻어먹어"
언론에 일정을 공개한 건 국민의힘이었습니다.
야당은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신현영 /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수해를 당한 국민들은 그저 사진 잘 찍히게 하기 위한 홍보 수단에 불과합니까?"
우상호 비대위원장도 "있을 수 없는 망발"이라며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하라"고 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전부터 7시간 가까이 수해 현장에서 땀을 흘렸지만, 일부 의원들의 경솔한 언행으로 수재민들의 마음에 더 큰 상처만 남겼습니다.
TV조선 황병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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