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로 우리 사회 기반 시설의 문제점이 몇가지 드러났죠. 그 가운데 남매의 목숨을 앗아간 하수도 맨홀 사고가 안타까움을 샀습니다. 또 많은 비가 예보된 만큼, 사회부 임서인 기자와 원인과 대책, 폭우시 주의사항을 따져보겠습니다. 임 기자, 역류한 빗물이 맨홀 뚜껑을 밀어올렸다는데, 맨홀 뚜껑은 쇠로 만들어서 굉장히 무겁지 않습니까?
[기자]
네, 도로 등에 설치되는 맨홀 뚜껑은 무게가 40㎏에서 많게는 160㎏에 달해, 그 위로 차가 지나다니더라도 충격에 쉽게 열리지 않도록 설계돼 있는데요. 집중호우에 하수관으로 물이 역류할 경우, 그 힘을 견디지 못해 뚜껑이 튕겨져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도준 /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관
"맨홀 뚜껑 무게, 맨홀을 고정하는 장치로는 약간의 맨홀이 튀어오르는 시간을 지연시킬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피해를 막을 수는 없는 그런 물의 힘…. "
[앵커]
수압이 그렇게 위력적인지 몰랐습니다. 그 힘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쎈 겁니까?
[기자]
2014년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서 집중 호우로 쏟아진 빗물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실험한 영상이 있는데 한번 보시겠습니다. 서울 강남역 하수관을 본 떠 실험 조건을 만든 뒤, 시간당 50mm 비가 내리는 상황을 연출해봤는데요. 불과 23초 만에 맨홀 뚜껑이 들썩이기 시작하다가 20cm 넘게 튀어오르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무게가 1톤인 경차가 맨홀 뚜껑 위를 누르고 있어도, 역류하는 빗물의 압력을 견디지 못할 정돕니다.
[앵커]
폭우가 쏟아진 날, 서초구에 시간당 100mm 정도의 비가 내렸으니 맨홀 뚜껑이 열리는 사고가 날 수 밖에 없어겠네요. 이런 맨홀이 서울 시내에 얼마나 있는 겁니까?
[기자]
서울시에 따르면, 하수도가 지나는 맨홀만 25만개. 상수도를 포함해 통신 가스시설까지 합치면 전체 맨홀은 62만여 개에 달합니다.
[앵커]
수십 만개의 맨홀이 시민의 발밑을 위협하고 있다는 건데, 역류로 인한 뚜껑 열림 사고를 막을 방법은 없습니까?
[기자]
네, 이번 폭우로 인한 인명 사고에 서울시도 대책을 내놓았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맨홀 뚜껑이 빗물 수압에 튕겨져 나오더라도, 맨홀 입구에 그물망이나 보조덮개 등을 설치하는 방법입니다. 서울시는 이번 사고가 발생한 강남구를 중심으로 상습침수지역이나 하수도 역류구간부터 우선 도입해, 맨홀 안전시설 설치를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맨홀 관리주체가 제각각인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데요. 상수도는 수도사업소에서, 하수도는 자치구에서, 관리 주체가 제각각이다보니, 전체적인 맨홀 현황 파악과 안전조치를 관장할 컨트롤타워 지적과 함께, 무분별하게 설치된 맨홀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공하성 /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단기적인 대책은 될 수 있겠지만, 맨홀 자체의 구조를 바꾸는 방법을 고민해봐야할 것 같아요. 그와 함께 하수관로가 역류되지 않도록 충분한 배수시설을 갖출 필요가…."
[앵커]
네, 장기적으로 필요한 대책인데, 지금 당장 또 많은 비가 예보됐잖아요. 우리 스스로가 안전을 지킬 방법이 있을까요?
[기자]
맨홀 뚜껑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물에 잠기지 않더라도, 맨홀에서 공기 빠지는 소리가 나거나 뚜껑이 요동칠 때 즉시 대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조언입니다.
[앵커]
네 임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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