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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따져보니] 수주 호황이라는데…'인력난 비상' 왜?

등록 2022.08.19 21:41 / 수정 2022.08.19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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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때 불황의 늪에 빠졌던 조선업계가 유례 없는 호황을 맞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수주를 해놓고도 배를 만들 사람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른다고 합니다. 이대로라면 조선산업의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홍혜영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홍 기자, 조선사들 일감이 쏟아진다는데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올들어 지난달까지 조선 3사의 수주 실적을 보면 305억 달러로, 이미 올해 목표액의 87%를 채웠습니다. 특히 기술력이 필요한 LNG 운반선은 우리나라가 '싹쓸이' 하다시피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배를 만들 사람이 없다니 이게 무슨 소리죠?

[기자]
조선업계 인력은 다단계 하청 구조인데요. 불황일 때 조선사들이 이 인력을 구조조정 하는 방법으로 대응해왔습니다. 그 결과 2014년 20만 명대로 늘었던 조선업계 인력은 지난해 9만 명대로 줄었습니다. 그 사이 11만 명이 해고된 건데 이 가운데 8만 명이 주로 기능직인 하청업체 직원입니다. 

[앵커]
떠난 인력들을 다시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은 거군요?

[기자]
네, 당시 숙련공을 포함한 인력들이 다른 직종으로 많이 빠져나갔는데요. 예를 들어 가장 부족한 조선 인력이 용접 기능직인데, 건설 화학 반도체 공장으로 옮겨갔습니다. 조선업이 이런 업종보다 일은 고된데 돈은 적게 주고 업황에 따라 고용도 불안정하다보니 돌아올 이유가 없는 겁니다.

[앵커]
수주도 많이 하고 있는데 조선사들이 돈을 더 주고 고용을 늘리면 안 되나요?

[기자]
그게 답이지만 조선사는 조선사대로 여력이 안됩니다. 지난 2분기 조선 3사의 실적을 보면 영업손실이 6천억 원 대로, 여전히 적자에 시달립니다.

[앵커]
지난해부터 수주가 늘어난 걸로 아는데, 왜 아직도 적자인거죠?

[기자]
(계속) 배를 수주해도 대금을 받기까진 2~3년이 걸리고요. 불황일 땐 저가에 수주했는데,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비용은 올라 이래저래 당분간 큰 이윤을 내긴 어렵습니다.

[앵커]
정부가 외국인 인력 확보를 위해 규제를 풀어준다던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기자]
단기적인 대안은 됩니다.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를 교육할 기간도 필요하고 코로나로 상황이 달라져서, 인력난을 해소할 근본적인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앵커]
저임금 고위험 직이란 인식을 바꿔야 인재가 모일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조선 쪽은 다른 산업에 비해 아직까지 사람 손에 의존을 많이 하는 편인데요, 기술 투자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은 바꾸자는 주장이 나옵니다.

이은창 /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임금은 낮은데 너무 위험하고 또 힘든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협동 로봇이라든가, 로봇 기술들을 좀 넣는다든가 또는 자동화라든가…."

무엇보다 설계와 같은 전문직이든, 숙련된 기술노동자든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앵커]
정부와 업계 모두 과거 실패를 보면서 호황일 때 대비를 잘 해야겠습니다. 홍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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