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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공부 잘하셨나요" 아이 물음에…尹 "처음엔 아주 못했다"

등록 2022.08.30 16:27 / 수정 2022.08.3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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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구로구 가족센터를 방문,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인 움틈학교 교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서울 구로구의 다문화가족 시설을 찾아 다문화 어린이와 부모, 한부모 가족 등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대안교육시설인 '움틈학교'를 찾은 윤 대통령은 국어 수업 중이던 다문화 학생들의 질문을 받았는데, 첫번째가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 하셨냐"는 질문이었다.

윤 대통령은 "공부 잘하는 학년도 있고 못했을 때도 있는데, 국민학교 처음 입학해선 아주 못했다"면서 "한글을 안 배우고 (학교에) 들어가서 받아쓰기 시험을 하면 100점 만점에 10점도 맞고, 더하기 빼기 시험 땐 1번 문제가 더하기라 다 더하기로 풀어버려서 선생님이 어머니를 학교에 오시라고 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교사가 어머니에게 "이 아이가 조심성, 집중력이 다 떨어지는 것 같다"고 걱정해줬다면서 "조금씩 나아져서 성적이 올라갔다"고 했다.

또 "어머니가 직장을 다녔기 때문에 국민학교 들어가기 전 집에 할머니와 있다 보니 뭘 제대로 배운 것 없이 학교에 들어갔다"며 "다른 아이들은 엄마가 집에 있거나 형제들이 많아서 배우는 것도 있고 해서 학교에 들어왔는데, 저는 집에 혼자 할머니와 있다가 학교에 들어가니까 처음에 적응하기가 참 어려웠다"고 회고했다.

'무슨 과목을 잘했느냐'는 물음에 자신도 '국어를 못했다'면서 "국어보다 좀 잘 한 것은 산수"라고 했다. 시험문제를 모두 더하기로 풀던 행동을 선생님이 고쳐줘서 산수는 성적이 많이 올랐다며 "국어는 여전히 못했다"고 했다.

좋아하는 운동에 대해선 "축구를 많이 했다"며 "학교에 갈 때도 축구공을 차면서 갔고, 수업 시간 교실 책상 밑에 축구공을 넣어 발장난을 하다 선생님에게 혼도 났다"고 했다.

'좋아하는 간식'을 묻는 질문엔 "옛날에 단팥빵이나 소보로, 크림빵 등 빵을 많이 먹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아이들에게 "지금은 어려운데 열심히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어느 순간 한국어 실력이 확 는다"며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선생님이 잘 가르쳐 주니까 끝까지 따라가면 한순간에 '내가 한국어 실력이 이렇게 늘었나' 그런 느낌이 올 때가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수업 참관을 마친 뒤 소외·취약가족과의 간담회에서 "이 아이들이 우리나라와 세계 인류의 미래를 이끌어갈 정말 소중한 우리의 자산"이라며 "국적이 어디냐 상관 없고, 한국 국적을 취득했든 외국 국적을 갖고 있든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다 한국과 세계의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에 이 아이들이 커나가는 데 있어 부모가 역할을 하기 어려운 부분을 도와줘서 국가가 정말 큰 책임을 가지고 일을 해야 된다"고 했다.

또 "결국 아이가 잘 되려면 기본적인 가정이 잘 돌아가야 되고, 가정이 잘 돌아가려면 부모들의 어려운 점들이 해결돼야 한다"며 "가족과 가정이란 것을 어떤 정책의 타깃으로 삼아서 이렇게 하는 것을 보니까 국가 예산이나 지원이 현장에서 그래도 제대로 방향을 잡아서 운영이 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예산 긴축이 중요해도 서민과 약자를 위해 정부가 써야 할 돈은 확실하게 집행하고 꼼꼼하게 챙기겠다"면서 "경제적 문화적 기초를 공정하게 보장하는 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인 자유와 연대의 핵심"이라고 거듭 강조했다고, 강인선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우리 아이들이 더 좋은 시설에서 잘 놀고 배울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하면서 "어린이들이 공정한 기회를 누리면서 인생 설계를 해나갈 수 있도록 한글공부와 방과 후 지도까지 조목조목 살펴서 부족한 것이 없도록 채워나가겠다"고 했다.

또 정부의 정책 담당자들에게 "현장에 자주 나가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분들이 불편해 하는 것은 없는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은 없는지 자주 점검해달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어떤 정책을 시행하든 그 정책의 수요자인 국민을 자주 만나서 의견을 듣고 공감을 해야 더 좋은 제도를 만들 수 있다"면서 대통령을 비롯해 장관과 국회의원, 공무원들이 현장점검을 자주 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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