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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따져보니] 아이 아파도 전국 응급병원 10곳 중 8곳 '헛걸음'…소아응급실 태부족 해법은

등록 2022.09.24 19:25 / 수정 2022.09.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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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밤 중에 아이가 아파서 응급실에 가려해도 소아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병원이 없어 몇 시간씩 헤매는 문제, 이틀 전 짚어드렸는데요, 소아 응급실이 부족한 이유와 대책을 사회정책부 신경희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신 기자, 소아 응급실은 일반 성인들이 가는 응급실과 많이 다릅니까? 

[기자]
네, 소아응급실은 유아·아동을 진료하는 소아과 전문의가 배치된 응급 병동을 의미합니다. 소아 응급환자는 신체징후나 증상 등이 성인과는 많이 다르고 필요한 의료장비와 기구도 체중과 나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별도의 응급실로 분류해서 환자를 받고 있는 겁니다.

[앵커]
이런 소아 응급실이 그렇게 많이 부족합니까? 

[기자]
보건복지부가 공개하고 있는 소아응급실 현황을 살펴보겠습니다. 서울에서 응급의료기관으로 등록된 곳은 50곳인데 이 가운데 소아응급실이 있는 병원은 20곳밖에 없습니다. 40%만 소아 응급환자를 진료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지방으로 갈수록 상황은 악화되는데요, 부산은 8곳 울산과 세종, 충북의 경우 단 1곳뿐입니다. 전국적으로 보면 약 20%에 불과합니다. 즉, 10곳 중에 8곳은 한밤중이나 공휴일에 소아 응급환자가 찾아가도 진료를 받을 수 없는 겁니다.

[앵커]
소아 응급실이 부족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뭡니까?  

[기자]
네, 우선 갈수록 떨어지는 출산율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치인 0.75명입니다.

아이들이 줄어드니 병원들은 수익이 줄고 소아과 투자를 꺼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겁니다.

이지숙 / 아주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지난 3월 대한의사협회 좌담회)
"수익 모델 자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성인 환자 진료 하는 것처럼 인건비를 지원하거나 인력 시설 장비를 지원하는 데 더 소극적이어서."

[앵커]
소아과가 외면 받으면 의사들도 소아과 지원을 기피하지 않겠습니까?

[기자]
실제로도 소아과 전공의 지원률은 매년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로 올해는 27.5%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렇다 보니 남은 의사들에 일이 더욱 몰리면서 소아과 교수들이 매주 당직을 서는 수련 병원도 전체의 20%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5년 내 소아과 지원자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앵커]
5년이면 얼마 안 남았는데, 이렇게 손 놓고 있으면 안 될 듯한데요 의료진들은 당장 멀티데믹이 예고돼 있는 올 겨울을 걱정한다면서요, 

[기자]
올 겨울은 예년보다 빠른 독감 유행에 더해 영유아층에선 수족구가 퍼지는 등 벌써 멀티데믹 조짐이 있는데요. 질병청 설명 들어보시겠습니다. 

백경란 / 질병관리청장 (지난 22일)
"올겨울은 인플루엔자와 영유아 RS바이러스 등 지난 2년간 유행하지 않았던 호흡기 감염병 바이러스가 코로나19와 함께 유행할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도전의 시기입니다."

호흡기질환에 취약한 소아 환자들이 한밤중에 응급실을 찾을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단 애기죠.

[앵커]
아이들이 안 아프기만을 바랄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해법을 찾아야겠죠. 어떤 대책들이 논의되고 있습니까?

[기자]
우선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에 소아응급병원 설치 의무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2년 전 무산된 바 있는데 지금이라도 챙겨야 한다는 거죠. 또 현재 11곳에 불과한 소아전문응급센터도 관련 요건을 완화해서라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앵커]
하루 아침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더이상 시간이 지체되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신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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