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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또 불거진 '정언유착' 논란…홍보수석실, '13시간 늑장 대응'도 문제

등록 2022.09.26 22:19 / 수정 2022.09.26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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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통령의 부적적한 발언 논란이 보도 경위 논란으로 번지면서 전선이 복잡해졌습니다. 정치적 입장에 따라서 워낙 말이 달라서 시청자 여러분 역시 많이 혼란스러우실 것 같습니다. 순방취재를 다녀온 김정우 기자에게 뉴욕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물어봐 드리겠습니다.

이 영상이 국내에 퍼진 시점을 두고 논란이 있는데,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가면 보통 어떤 방식으로 취재를 합니까?

[기자]
간단히 설명드리면, 순방 일정의 경우 현장에 모든 기자가 갈 수 없기 때문에 공동취재 즉 '풀취재'로 진행됩니다. 그날 행사장엔 영상풀 2개 매체와 펜풀 1개 매체가 가 있었는데, 리포트에서 보신대로 해당 영상은 12개 방송사 전체에 같은 시간 송출이 시작돼 58분 뒤 완료가 됐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그때까지는 공동취재인 것이고 영상을 송출하고 나면 언론사가 알아서 판단하는 거군요. 그런데 왜 특별히 MBC에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는 거지요?

[기자]
당시 문제가 된 행사가 갑자기 잡히는 바람에 현장에서 내용정리에 시간이 지체됐습니다. 그래서 그런 발언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잘 인지되지 않은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이번 순방을 동행한 전체 기자단이 70여명쯤 되는데 마침 영상을 촬영한 기자와 문제의 발언을 신속하게 파악해낸 기자, 그리고 유튜브를 통해 가장 먼저 보도한 곳이 모두 MBC였다, 이런 주장입니다. 뭔가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인데, 하지만 영상 촬영은 설명드린대로 풀 취재였고, 해당 발언을 어느 한 기자가 먼저 포착을 한다 해도 결국 이후 판단은 각 언론사의 재량이기 때문에 이를 문제 삼는 건 과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방송사 카메라에 찍힌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전에 민주당 회의에서 먼저 거론된 것 아닌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 내용의 보도제한 즉 엠바고 해제 시점이 9시39분이었는데, 9시30분에 시작된 회의에서 박홍근 원내대표가 먼저 발언을 했고요, 현근택 전 대변인도 SNS에 관련 내용을 사전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해당 발언 장면을 캡처한 영상이 온라인 상에 먼저 돌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누군가 보도도 되기 전 내용과 영상을 외부로 유출했고, 이게 민주당까지 흘러들어갔는데, 이 모든 상황이 불과 한두시간 사이에 이뤄졌기 때문에 어떤 세력이 움직인 것 아니냐, 이런 의심이 나오는 겁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진상규명도 이런 측면을 말한 걸로 보입니다.

[앵커]
오늘 국민의힘에선 법적 대응을 언급했던데, 이게 법적으로도 문제가 되는 겁니까.

[기자]
일단 오늘은 국민의힘 소속 한 시의원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앵커]
허위사실 유포란 게 '날리면'이라고 말한 부분을 '바이든'으로 표현했다, 이런 건가요.

[기자]
"사실 확인 없이 특정 자막을 넣어 의도대로 인식하도록 유도했다"는 건데요, 이게 법적으로 처벌이 가능한 사안인지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특히 민주당에서는 첫보도 매체를 통해서가 아니라 SNS에 유포된 영상을 확인했다는 입장인데, 수사를 통해 유출 경로를 파악하는 전에는 해당 언론이 먼저 유출했다고 단정짓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대통령실의 대응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올 만 하군요.

[기자]
그 대목에서 대통령실, 특히 홍보수석실의 대응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 보도가 '바이든'으로 나온 이후에 홍보수석실에 진위를 물었지만, 명확히 답을 하지 못했고, 또 첫 보도가 나온지 3시간여 만에 고위관계자의 브리핑이 있었는데, 그 때까지도 대통령은 사적 발언이었고, 미 의회와 무관하다며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실의 부인이 없었기 때문에 저희로서도 달리 판단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뉴욕시간으로 다음날 오전이 돼서야 홍보수석이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반박했지만, 이미 첫 보도로부터 거의 13시간 가까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오늘 브리핑 때 질문을 해봤는데요. "왜 13시간 뒤에 해명했느냐는 질문이 잘못됐다", "특정 단어가 아님을 확인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13시간을 허비한 것"이란 답이 돌아왔습니다.

[앵커]
'바이든' 부분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이 야당을 향해 욕설했다는 부분은 인정을 하고 있는 겁니까.

[기자]
그 부분도 명확하게 설명은 안 하고 있습니다. 당초 김은혜 홍보수석은 뉴욕 현지 브리핑에서 대통령 욕설 부분에 대한 질문에 '네'라고 답하며 '거친 표현에 대한 국민 우려를 알고 있다'고 사실상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 부분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을 주지 않았는데, 이런 입장 번복과 늑장대응이 첫 보도를 사실로 인지하게 만든 측면이 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대통령이 강조한 진상 규명과는 별개로 이에 대한 입장 표명은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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