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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새 택시요금제 혼란…고차방정식보다 어렵다?

등록 2022.10.07 08:24 / 수정 2022.10.0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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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심야 택시대란을 해소하기 위한 요금제 개편안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새 요금제가 너무 복잡하다는 지적이 나와 어떻게 된 일인지 사회부 김창섭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일단, 정부가 내놓은 심야 택시난 해소안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심야 시간대는 오후 10시부터 오전 3시를 말하는데요, 이 시간대 택시 호출료를 최대 5000원까지 인상한다는 게 주요 내용입니다. 또, 승객이 호출료를 내면 기사에게 목적지가 표시되지 않게 해, 승차거부도 막기로 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택시기사들이 배달업 등으로 옮긴 경우가 많은데, 이런 정책들을 통해 택시기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이들이 다시 택시 운행에 나서게 하겠다는 게 정부 구상입니다. 

[앵커]
그런데 요금제가 복잡하다는 지적이 왜 나오는 거죠?

[기자]
기존에 단일하게 적용되던 할증률과 최대 호출료가 시간대별로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먼저, 서울시는 할증시간을 2시간 더 늘리고 기존에 20%로 일률적으로 적용되던 할증률을 시간대별로 차등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래프를 준비했는데 함께 보시면요, 한 눈에도 요금제가 얼마나 복잡해지는지 아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후 11시부터 오전 2시의 할증률은 40%이지만, 나머지 시간대는 20%가 적용됩니다. 여기에 심야 호출료가 새로 도입되면서 요금제는 더 복잡해집니다. 기존에 호출료는 주야간 관계없이 3000원 안에서 부과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오후 10시부터 오전 3시의 경우 최대 5000원의 호출료를 부과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시간대를 세분화한게 가장 눈에 띄는데, 이렇게 되면 요금이 복잡하고 헷갈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국토부의 심야시간대와 서울시의 할증시간대도 서로 다릅니다. 국토부는 오후 10시부터 오전 3시지만, 서울시는 오후 10시부터 오전 4시로 한 시간 더 책정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오후 10시부터 11시, 오후 11시부터 오전 2시, 오전 2시부터 3시, 오전 3시부터 4시, 이렇게 4단계 시간대별로 각각 다른 기본요금이 적용됩니다.

[앵커]
택시요금은 언제부터 바뀌게 되는 겁니까?

[기자]
그 부분도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다시 한번 그래프를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먼저 10월 중순쯤 심야호출료가 인상됩니다. 그리고 12월엔 심야할증률이 변경됩니다. 이후 내년 2월엔 기본요금이 인상됩니다. 서울 중형택시 기준 기본요금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26% 정도 오르게 되죠. 결국 인상안이 세 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진행되다보니, 혼란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설명만 들어도 참 머리가 복잡해지는 기분인데, 어쨌든 택시요금이 크게 오르는 것은 분명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어쨌든 이 안이 확정되면 내년 2월 이후엔 자정 전후로는 택시 기본요금이 4800원에다 심야할증률 40%가 적용돼 6720원으로 오릅니다. 여기에 최대 5천원인 호출료까지 내게 되면 기본요금만 1만 원을 훌쩍 넘게 됩니다. 밤에 택시 잡기 무섭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요금이 인상되면 택시 잡기는 좀 쉬워질까요?

[기자]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올해 안에 서울 심야시간 택시 공급이 3000대 정도 추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심야 택시 운행 대수는 코로나19 확산 전에 2만3000대 규모였다가 지난 7월 1만8000대 수준으로 줄었는데요. 여기서 정부 예상대로 공급이 늘어난다면, 택시 잡기가 쉬워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금만 오르고 승객들은 여전히 불편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목적지를 표시하지 않는 호출 방식을 도입해도, 택시기사가 이런 호출들을 피하는 방식으로, 장거리 승객만 태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택시업계와 시민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택시업계와 시민들 모두 기대감 보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더 많습니다. 먼저, 택시업계는 국토부 대책에 환영한다면서도 더 큰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심야시간대 호출을 많이 받아도 하루에 3건 정도인데, 호출료와 할증률을 높여도 수익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미 다른 업종으로 떠난 택시 운전사들을 끌어오려면, ‘택시 요금 자율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택시 요금이 너무 올라 택시를 안 타고 인근 숙박업소를 이용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가 대책을 내놨지만, 뾰족한 해결책으로 보이지는 않네요.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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