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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따져보니] 금융시장 '빨간불'…영국발 경제위기 오나

등록 2022.10.13 21:40 / 수정 2022.10.1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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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식시장의 하락세도 공포스럽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오늘 2100선으로 밀렸고, 코스닥은 연중 최저치로 마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영국의 금융위기 가능성이 불거졌습니다. 영국발 위기가 우리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따져 보겠습니다. 홍혜영 기자, 오늘 주가 폭락은 영국 중앙은행 총재 발언이 화근이었다고요?

[기자]
네, 영국 정부가 지난달 감세안을 발표한 뒤, 국채 가격이 갑자기 폭락하면서 영국 연기금이 파산 위기를 맞았죠. 영국 중앙은행이 급한 불을 끈다며 연기금이 보유한 국채를 사들이기로 했는데, 중앙은행 총재가 "이제 사흘 남았다, 예정대로 14일에 끝낼테니 알아서들 정리하라"고 최후통첩을 날렸습니다. 연장해달라고 한 연기금 요청을 거절한 겁니다.

[앵커]
불안감에 불신감까지 더해진 형국이 됐군요.

[기자]
네, 이 발언 뒤에 영국 국채금리가 뛰었고 파운드화 가치가 또 곤두박질쳤습니다. 달러값이 오르면서 뉴욕증시는 하락했고요. 엔달러 환율은 2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달러당 146엔대는 1998년 8월 이후 처음입니다. 오늘 우리 증시도 일부 이런 영향을 받았습니다.

[앵커]
애당초 이 문제는 영국 정부가 느닷없이 감세 정책을 발표하면서 시작된 것이지요. 그런데 그 감세정책은 바로 철회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완전히 철회한 건 아닙니다. 고소득자 감세만 3조 원 정도 취소했는데, 당초 계획했던 것의 5%도 안 됩니다. 영국 재무부가 이달 말에 예산안과 함께 재정 조달 계획을 발표하는데, 어제 영국 총리가 말하는 걸 보면 쉽게 물러설 것 같지 않습니다.

리즈 트러스 / 영국 총리 (12일 의회)
"우리가 한 일은 단호한 조치를 취한 것입니다. 앞으로 2년 간 사람들이 6000파운드의 에너지 비용을 치르지 않도록 단호한 조치를 한 겁니다."

[앵커]
선진국인 영국이 왜 이렇게 휘청이는 겁니까?

[기자]
나라 빚은 많은데 경상수지 적자도 심한, '쌍둥이 적자'가 문제입니다. 영국의 정부 부채는 코로나 대유행 이후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30%까지 늘었습니다. 우리나라가 50% 정도니까 상당히 많은 거죠. 그런데 새 정부가 빚만 더 늘리는 정책을 내놓은 겁니다. 물가상승률은 10%에 금리는 계속 오르고 이중, 삼중고인 상황입니다.

[앵커]
영국이 그 정도라면 다른 나라도 위험해질 수 있겠군요?

[기자]
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이 탄광 속 카나리아"라고 했습니다. 유독가스가 있는지 카나리아의 상태를 보고 확인하듯이, 영국의 위기가 개발도상국 뿐 아니라 다른 선진국 시장에 경고 신호를 준다는 거죠. 영국 사태 이후 아시아에선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가 유난히 많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우리 역시 경기 대응정책을 자유롭게 펼 수 없는 상황이라 언제든 위험이 닥칠 수 있습니다. 

한재준 / 인하대 국제금융학과 교수
"한국은 아직 재정은 심하지는 않지만 가계부채 무역수지 적자는 지금 나오고 있어서 환율도 지금 오르잖아요. 어쨌든 빌미를 제공하면 약한 고리가 될 수 있어서 한국 같은 경우는 무역 수지 적자하고 관리하는 게 일단은 제일 중요할 것 같고요."

[앵커]
과거 위기 때는 그 이유가 비교적 단순했는데 이번엔 워낙 복잡해서 정부도 고민이 클 것 같습니다. 이럴 땐 안전벨트를 바짝 매야지요. 홍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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