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스마트 계량기, 잦은 고장·사이버 공격에 '속수무책'
한전, '원격 검침 계량기'에 8500억 썼는데…등록: 2022.10.16 19:20
수정: 2022.10.16 19:26
[앵커]
각 가정의 전기 사용량을 확인하기 위해, 검침원들이 집에 직접 방문하곤 하죠. 이 방문 검침이 효율적이지 않다는 지적에 12년 전 한국 전력은 원격으로 사용량을 측정해주는 스마트 전력 계량기를 도입했습니다. 그런데, 10년이 훌쩍 지나도록 보급은 지지부진하고 잦은 고장에다, 사이버 공격까지 받으면서 오히려 '돈먹는 하마'가 되고 있습니다.
장혁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건물 지하에 설치된 전력계량기. 점검원 방문에 따른 불편을 해소하고, 해당 인력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한국전력이 개발한 스마트 계량기, AMI입니다.
"2020년까지 2194만 호의 AMI를 구축하여…."
계량기를 인터넷에 연결해 원격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2010년부터 지금까지 8528억 원을 들여 보급 중인데, 12년이 지난 지금도 보급률이 절반도 안됩니다.
시행 초기 특허분쟁과 보안 우려 등으로 사업 자체가 지연된 걸 감안해도 더딘 속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계량기가 고장나거나 새 장비로 교체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사람이 직접 방문하는 검침 수수료는 2019년 44억 원에서 지난해 83억 원으로 오히려 늘었습니다.
지난해 3월엔 한전 통신망을 쓰는 계량기 1만 2000대에서 악성코드가 유포되는 사이버 공격까지 벌어졌습니다.
한전은 "고객들에게 일일이 해킹 사실을 알렸고,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해명했지만, 재발방지 대책이 시급하단 지적입니다.
엄태영 / 의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한전이 사용하는 통신망이 사이버 공격을 당한 매우 위중한 사안입니다. 조속한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올해만 30조 원이 넘는 최악 적자가 예상되는 한전 사업 곳곳에서 돈 새는 구멍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TV조선 장혁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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