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마전, 마약 성분이 든 '환각 버섯'을 재배해온 고교생이 붙잡혔습니다. 이 버섯은 마약류로 분류되지만, 씨앗인 포자는 환각 성분이 없다보니 규제 대상이 아니어서 손쉽게 구할 수 있었던 건데요.
소비자탐사대 전정원 기자가 규제의 허점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환각을 일으키는 사일로시빈 성분이 들어 있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 '환각 버섯'. 8월 국내 환각 버섯 유통경로를 뒤쫓던 경찰에 고교생이 적발됐습니다.
집 안에서 환각버섯을 재배해오다 검거된 겁니다. 이 학생은 SNS를 통해 환각버섯 씨앗인 포자를 구했다고 밝혔습니다.
A군 / 환각버섯 재배사범
"버섯은 따로 구매는 하지 않았습니다. 관련된 키워드로 검색을 하다가 이어지게 돼서… (SNS로) 제가 그냥 (버섯 포자를) 달라고 요구를 해서 무료로…."
환각버섯은 엄연한 마약으로 구분돼 갖고만 있어도 처벌 대상입니다.
하지만 씨앗인 포자는 마약 성분이 없다는 이유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지 않습니다.
식약처 관계자
"(포자에는) 환각 성분도 없고, 그 버섯류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봐서…."
이 때문에 온라인 등으로 나눠주거나 판매해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특히 포자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많이 들여오는데, 국제우편으로 수입해도 이를 막을 법적 근거가 없는 실정입니다.
관세청 관계자
“그걸 잡으려면 식약처에서 얘(포자)를 마약류로 지정을 해줘야…”
이렇게 환각버섯 포자가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 보니 10대 학생까지 재배할 수 있었던 겁니다.
관할 교육지원청 관계자
"(각급) 학교에서도 예방교육을 좀 강화해달라. 학생들의 그런 분위기가 자체적으로 좀 조사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어서."
해외의 경우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지에선 공인된 기관이나 학자의 연구 목적 이용을 제외하곤 환각버섯 포자의 판매와 유통까지 금지합니다.
박영덕 /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재활지도실장
"마약과 연관될 수 있는 부분은 들여온 것 자체부터도 잘못된 거죠. 통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각별한 조치가…."
지금까지 환각버섯 포자와 관련해 처벌된 사례는 전무한 상황. 국내에서도 '마약 씨앗' 규제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소비자탐사대 전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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