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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취재후 Talk] "나는 철 없는 남편, 아내 펑펑 울어"…뮤지컬로 복귀한 삼둥이 아빠 송일국

등록 2022.11.25 16:36 / 수정 2022.11.2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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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쇼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로 돌아온 배우 송일국.

인터뷰를 위해 만난 그는 만 50세(1971년생)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전성기 때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평소 몸무게가 세 자릿 수라고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밝힌 바 있었기에 눈 앞에 보인 늘씬한 모습이 놀라웠다.

매끼 고구마와 바나나로 버텼고 매일 5km씩 뛴 결과 한 달 만에 12kg를 뺐다고 한다.

이런 혹독한 다이어트를 마다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 요즘 뮤지컬에 푹 빠져 산다고 전한 송일국은 현재 출연 중인 '브로드웨이 42번가'를 비롯해 여러 뮤지컬 오디션에 도전 중이라고 밝혔다.

2014년 육아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 이후 오랜 시간이 흘렀다. 대한·민국·만세도 이제 십대다. 사춘기에 접어든 삼둥이에 대한 성교육이 요즘 이들 부부의 최대 관심사.

최근 아내가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를 보며 펑펑 운 사연도 공개했다. 뮤지컬 속 아이들에게는 둘도 없는 재밌는 아빠지만 아내에게는 철 없는 남편 '다니엘'이 본인의 모습과 똑같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부부 사이에 큰 소리 한 번 안나는 이유는 서로 존대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방법이 육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도 귀뜸해줬다.


/송일국 제공


다음은 송일국 배우와의 일문일답:

Q. 쇼뮤지컬로 복귀했다. 원래 가무를 즐기나.

뮤지컬 하기 전에는 노래라곤 애국가와 독립군가 밖에 몰랐다. (웃음) 노래를 생전 안 하던 사람인데 이걸 위해 노력했다.
다행히 내가 맡은 연출가 역은 노래가 많지 않다. 춤(탭댄스)도 없다. 그런데 매진되면 탭댄스를 하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에 빨리 배워야 할 것 같다.

Q. 같은 뮤지컬만 세 번째 출연이다. 이번 공연 연습 때 펑펑 울었다고 들었다. 왜?

이 뮤지컬은 페기라는 신출내기가 하루아침에 뮤지컬 스타 댄서가 되는 이야기를 다뤘다. 나는 연출가로서 페기에게 조언을 해주는 역할이다. 그런데 페기 역을 맡은 배우 중 한 명이 실제 이 공연 직전까지 앙상블을 하다가 이번에 큰 역할을 맡게 됐다. 누구나 다 신인이었을 때가 있지 않나. 그 생각이 나서 서로 대사 주고 받다가 펑펑 울었다.

Q. 뮤지컬의 매력이 뭔가.

전에는 사실 (드라마) 작품을 할 때 내면 연기보다 몸짱, 겉모습에 신경을 더 많이 썼다. 뮤지컬 무대에 서면서 배우로 다시 태어났다. 관객을 직접 만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관객 앞에서 연기하는 그 맛에 자꾸 뮤지컬 오디션 보는 것 같다.

Q. 판사인 아내가 뮤지컬 연습에 꽤 도움이 된다고 들었다.

아내의 박자 감각이 대단하다. 중학교 시절부터 6년 간 합창반 생활을 해서인지 박자감이나 음감이 굉장히 좋은 사람이다. 내가 아침에 샤워하면서 노래 부르고 있으면 아내가 밖에서 '음 떨어져요! 박자 틀려요 박자!" 하고 소리친다. (웃음)

Q. 가족들이 이 공연을 봤나.

늘 첫 공연 때 가족이 와서 본다. 어머니랑 배우인 여동생한테는 엄청 혼났다. 아내도...(웃음)
그런데 가족의 이런 반응이 또 힘이 되는 것 같다. 내가 정체되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준다.

/송일국 제공


Q. 대한·민국·만세, 삼둥이가 많이 컸겠다. 너무 빨리 커서 아쉽지 않나.

늘 하는 말이 있다. 그만 좀 크라고. 너무 징그러워 죽겠다.(웃음)
삼둥이 모두 학교에서 각기 다른 반인데 각 반에서 키가 가장 크다. 초등학교 4학년(한국나이 11살)인데 키가 160cm, 발은 265mm이다.

Q. 요즘도 육아 고민이 있나.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 나이라 성교육을 어떻게 하느냐가 우리 부부 최대 관심사다. 아직은 애들이 따로 핸드폰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주말에는 내 핸드폰을 가지고 이것저것 검색도 하고 그러더라. 아빠로서 가끔 뭘 검색했는지 보는데, 결국 올게 왔다.

Q. 오은영 박사님께 연락해보고 싶겠다.

아휴 개인적으로 모른다. 내가 감히 어떻게 연락을 하겠느냐. 하지만 박사님의 '부모 십계명'을 담은 쪽지는 항상 지갑에 넣고 다닌다. 내가 늘 부족하기 때문에 그걸 보면서 성찰한다.

Q. 육아 대디로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육아의 가장 중요한 점이 무엇이냐.

중요한 것은 아이를 어떻게 가르치냐가 아니라 부부가 행복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그걸 너무 간과한다. 부부가 행복하면 아이들이 따라오게 돼 있다. 적어도 중간은 간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내와 존대하는 것도 그 이유이다. 부부가 덜 싸우게 된다.

Q. 많은 아빠들이 육아에 참여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괜히 도와줬다가 아내에게 혼만 났다는 남편들에게 조언한다면?

육아는 내 일이다. 돕는다가 아니라 그냥 내 일인 것이다. 인식의 전환만으로도 부부가 확실히 덜 부딪히게 된다. 남편들도 사회생활 하다보면 집에 늦게 귀가할 때도 있다. 그럴 때 자신의 일을 아내가 대신 해주었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고맙고 미안해진다.
단, 우리 집에서 교육의 방침을 정하는 건 아내다. (웃음)

Q. 아이들과 아내에게 정말 좋은 아빠, 남편인 것 같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최근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를 아내와 같이 봤는데 아내가 갑자기 우는 것이다. 뮤지컬에서 사고뭉치 남편이 나오는데 (아내가) 감정이입이 된 것이다. (웃음)

Q. 사고뭉치 아빠라고?

아내 몰래 애들 학원 땡땡이 치고 놀이동산 놀러가곤 했다. 한 번은 방학이 끝나가는데 아이들 숙제가 하나도 된 게 없자 아내가 왜 이렇게 됐냐고 나에게 물었다. '나는 초등학교 때 숙제 안했는데?' 라고 하니까 아내가 결국 뒷목을 잡고 말았다. 대한과 민국은 엄마 성향을 닮았고, 만세는 나를 닮았다.

Q. 정치 관심 없나.

전혀 없다. 나만큼 선거 운동 많이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도 배웠다. 그것이 내 연기에 도움이 되지만 정치는 생각해 본 적 없다.
아내도 천상 판사다. 우리 부부 모두 정치에 관심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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