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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따져보니] 기준금리 올랐는데, 은행 예금금리는 왜 안 오르나?

등록 2022.11.27 19:26 / 수정 2022.11.27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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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상 처음으로 여섯 차례 연속, 기준 금리가 오르면서, 은행 예적금 금리도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안정적인데, 이율도 높다보니 '오픈런'이 벌어질 정도로 예적금에 돈이 몰리고 있는데요,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었습니다. 어떤 사정인지 경제부 정준영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정 기자, 3일 전에 기준금리가 0.25% 포인트 올랐죠. 보통은 기준 금리가 인상된 다음날 쯤, 예적금 금리가 올라있던데,, 이번엔 변동이 거의 없더라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현재 5대 은행 예금 금리는 연 5% 안팎인데요. 지난 24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로 금리 인상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인터넷은행 한 곳에서 예금 이자를 0.5% 포인트 올리긴 했는데 최고 이율이 5%라서 시중 은행과 키를 맞춘 정도라고 보시면 될 듯합니다. 은행권들이 눈치게임 중인 거죠.

금융 당국이 예금 금리 인상을 자제하라고 해서 은행들이 눈치를 보는 거죠? 대출 이자도 아니고 예금 금리까지 왜 제동을 거는 겁니까?

[기자]
네 2금융권에 유동성 위기가 올 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1금융권이 예적금 금리를 올리면 당연히 시중 자금이 쏠리겠죠. 2금융권으로선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버는 돈보다 지급할 예금 이자가 많아지는 '역마진'이 날 위험이 있습니다. 2금융권이 흔들리면 급전이 필요한 중저신용자들까지 위기에 몰릴 수 있고요.

[앵커]
자금 쏠림 현상이 우려되긴 하지만, 그래도 예금 금리가 제한되면 일반 은행 고객들은 불만이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네 예적금으로 재테크를 계획하신 분들은 실망하실 수도 있을 듯 합니다. 다만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 대출 금리도 올라서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대출금리는 코픽스(COFIX)라고 하는 자금조달지수에 은행 마진 등을 더해 정하는데, 코픽스는 예적금 금리에 영향을 받습니다. 즉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 코픽스가 오르고, 코픽스를 기준으로 정해지는 대출금리도 따라 오르는 거죠.

[앵커]
대출자 입장에선 예적금 금리가 오른다고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가계대출의 경우 금리가 0.25% 포인트 오르면 전체 이자는 약 3조3000억원 늘고 1인당 연이자 부담은 16만4000원씩 커집니다. 기업 상황도 녹록지 않습니다. 금리도 높은데 레고랜드 사태로 돈줄이 마르면서 기업들이 은행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5대 은행 기준 지난달 기업 대출은 9조8000억원 가까이 늘었고, 이달 들어서도 약 4조3000억원 증가했습니다. 금리가 더 오르면 돈 벌어 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이 속출할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앵커]
예금 금리 인상을 자제시킨 나름의 이유는 있군요. 근데 시장에 강제력이 발동되면 부작용도 있기 마련인데, 혹시 다른 문제는 없습니까? 

[기자]
은행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예적금은 은행채 발행과 함께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 중 하나인데요. 은행채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발행을 자제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예적금 금리까지 제동을 건 겁니다. 대출은 몰리는데 자금 조달은 힘들어지면서 이제는 은행 돈줄이 끊길 수도 있단 걱정이 나옵니다. 그래서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을 일부 풀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여전히 유효한데, 유동성 리스크를 잘 관리해야겠군요. 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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