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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굴복 협상 없다' 정부의 무관용 원칙 고수…배경과 전망은?

등록 2022.11.29 21:16 / 수정 2022.11.29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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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수 있는 법은 지난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 만들어진 겁니다. 하지만 그동안 단 한번도 시행된 적은 없습니다. 정부도, 노조측도 그만큼 부담이 크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은 분위기가 좀 다른것 같습니다. 경제부 백대우 기자에게 더 자세히 물어봐 드리겠습니다. 정부의 입장이 대단히 강경한 것 같습니다. 배경이 뭘까요?

[기자]
네, 주무 장관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해 관계 부처 수장들은 강경 일변도입니다. 원 장관은 지난 24일엔 검경을 관장하는 법무부,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해 경찰청장 등 주요 사정기관장을 대동한 상태에서 대국민 담화문을 읽기도 했습니다. 이는 지난 6월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 사태 당시 국토부가 단호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여권 내부의 기류가 반영됐다는 관측입니다. 여권 고위 관계자들은 지난 6월 협상 당시 국토부가 초반과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화물연대 측에 끌려갔고, 그런 모습이 결국 이번 집단행동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의 강경 대응 배경에는 정치적 판단도 깔려 있다고 봐야 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정부와 여권은 새 정권 출범 후 한 달도 안 된 시점에 화물연대가 집단행동에 나선 건 일종의 세 과시고 새 정부 길들이기 성격이 있었던 걸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파업 때 이런 점들을 간과하고 너무 단편적으로 대응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만큼은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기 매우 강해 보입니다.

[앵커]
시멘트 운송업계에 가장 먼저 개시 명령을 내린건 어떤 이유에섭니까?

[기자]
네, 국토부는 시멘트 출고량이 90~95% 감소해 전국 대부분의 건설 현장에서 공사 중단이 예상되고 산업 전반에 큰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계절적으로 볼 때도 11월이 시멘트 타설 호황기입니다. 더 추워지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아무래도 시멘트 작업이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또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의 3중고 속에 올해 무역적자 500억 달러 전망까지 나오면서 우리 경제의 복합 위기 우려가 짙어지는 상황인데요. 이런 국가적 위기 시점에 단체 행동에 나섰다, 다들 힘을 합쳐야 할 때인데 오히려 대놓고 역주행에 나섰다, 정부는 이렇게 판단하면서 더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다음은 어디가 될까요?

[기자]
정유와 철강 운송업계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이 최우선 검토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앞서 리포트 보신대로 당장 다음 주가 되면 품절 주유소가 속출할 것이란 전망이 전해지는 등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앵커]
걱정인데 화물연대로서도 당장 물러서기는 쉽지 않겠지요?

[기자]
맞습니다. 당장은 명분상으로도 물러서기 쉽지 않습니다. 내일 2차 교섭이 예정돼 있는데 정부가 대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며 큰 진전이 없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습니다. 이번 주 민주노총 계열의 파업이 속속 예정된 만큼, 초반에 정부 측에 밀리지 않으면 해볼만 하다는 분위기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나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될 순 없지 않겠습니까? 화물연대의 집단행동이 앞으로 어떤 양상을 보일거라고 보시는지요?

[기자]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닙니다만 관계자들 분위기를 종합해보면 이번 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노동계가 단체 행동으로 세과시를 할 때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시간표를 감안해 보면 결국 업무개시명령 불복에 따른 처벌이 시작될 이번 주 금요일과 토요일 노동계 총궐기 분위기가 장기화 여부의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이에 정부는 동조성 파업이 잇따라 열리기 전에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고 무관용 원칙과 범법 행위 처벌 등을 통해 동력을 떨어뜨리겠다, 이런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노동계가 노동계혁의 신호탄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자는 분위기도 느껴지고요.

[앵커]
백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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