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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靑 지시로 만든 '강신욱 통계 보고서' 보니…

'저소득층에 가중치' 적용해 통계 왜곡
  • 등록: 2022.12.21 21:24

  • 수정: 2022.12.22 22:35

[앵커]
문재인 정부 당시 중요한 국가경제 통계가 왜곡되거나 조작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고, 그 중심에는 강신욱 전 통계청장이 있습니다. 강 전 청장이 청장이 되기 전, 홍장표 경제수석의 지시로 만들어 청와대에 보고한 보고서를 저희가 입수했는데 매우 구체적이 왜곡의 정황들이 발견됐습니다.

그 전후 사정과 보고서의 내용을 이채림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리포트]
문재인 정부 첫해 최저임금을 16%나 올렸는데도 저소득층 소득이 오히려 8% 줄었다는 2018년 5월 통계청 발표가 나온 다음날, 청와대 홍장표 경제수석은 통계청의 가계동향 자료를 강신욱 보건사회연구위원에게 보내 검토를 지시했습니다.

규정상 통계청 자료가 외부로 나가려면 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하지만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강신욱 / 전 통계청장 (2019년 10월)
"새로 공개된 데이터에 대한 심층분석이 필요하다라고 이해해서 그렇게 (청와대에) 갔습니다"

이틀 뒤 강 위원은 11장짜리 보고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는데, TV조선이 입수한 해당 보고서엔 "저소득층의 가구원수가 고소득층에 비해 적기 때문에 소득별 차이를 감안하지 않으면 계층간 소득차가 과대평가된다"며 저소득층 표본을 늘리고, 가중치도 부과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청와대는 이를 토대로 통계를 재가공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의겸 / 전 청와대 대변인 (2018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은) 소득주도 성장, 최저임금 증가의 긍정적 효과를 자신 있게 설명해야 한다. 긍정적인 효과가 90%다라고 말했다"

당시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해당 발언 근거에 대해 "통계청 자료를 보다 면밀히 들여다본 비공개 자료"라고만 했습니다.

석달 뒤 임기가 임기가 11개월 남은 황수경 통계청장이 갑자기 물러났고, 보고서를 썼던 강신욱 연구위원이 통계청장으로 취임했는데, 그 직후 통계청은 130여억 원을 들여 표본을 바꿨고, 월소득 200만원 이하 가구 비중이 7.1%포인트 줄어든 통계가 발표됐습니다.

통계 기준이 달라지면서 이전 통계와 비교도 어려워졌습니다.

TV조선 이채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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