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전체

[단독] "병역브로커 '1500만원 시나리오' 따르니 4→7급 됐다"

의뢰인 만나 보니
  • 등록: 2023.01.03 21:36

  • 수정: 2023.01.03 22:43

[앵커]
유명 프로배구 선수가 병역 비리 가담 사실을 시인해 충격을 준데 이어 파문이 축구계로도 번졌습니다. 관련자가 수십 명에 이를 것이란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 저희 취재진이 구속 수감 중인 병역 브로커 구 씨로부터 소위 '병역 컨설팅'을 받고 입대 등급을 낮춘 의뢰인을 만났습니다. 병역 등급을 낮춰 면제로 가는 과정은 마치 한편의 영화 시나리오 같았습니다.

윤서하 기자입니다.

[리포트]
3년 전 집안 사정으로 갑자기 군 입대를 늦춰야 했던 27살 A씨. 입영 연기를 도와줄 사람을 찾다 행정사무소에서 병역 브로커 구 모 씨를 만났습니다.

구씨는 바로 입영 연기를 해주고, "돈을 더 주면 군 면제까지 도와주겠다"며 A씨를 꼬드겼습니다.

A씨 / 군 면제 의뢰인
"나중에 돈 생기면 걱정하지말고 나 찾고. 그때 2년인가 돈을 모았어요." 

처음엔 입대 연기만돼도 좋겠다고 생각했던 입대 예정자는 브로커 구 씨의 말대로 실제 입영이 연기되자 구 씨를 믿게 됐고 병역 면제 의뢰까지 맡기게 됩니다.

1500만원을 내자, 구씨가 면제 '시나리오'를 보여주며 어떻게 연기하면 되는지 지침까지 줬습니다.  

A씨 / 군 면제 의뢰인
“(뇌전증 환자) 동영상 보여주고. 시나리오대로 얘기해라. 옆으로 쓰러진 다음에 새우처럼 등을 굽히고 침을 좀 흘리고.”

응급실 입원 기록을 만들고 가족이나 지인 앞에서 뇌전증 환자인 척 해 증인을 확보하라는 등 계획은 치밀했습니다.

결국 4급이던 A씨는 6개월 '연기'를 한 뒤 '판정 보류' 대상인 7급을 받았고, 재검사에 대비해 최근까지 대학병원에서 가짜 진료를 받아왔습니다. 

A씨 / 군 면제 의뢰인
"계속 병원 다니라고 해서 계속 다니고 약 처방도 받았어요. 6개월이요. "

A씨는 시나리오대로 7급에 이어 면제까지 기다리고 있었지만, 구씨 병역 비리가 드러나면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TV조선 윤서하입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