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8년 전 전차에서 엄마 손을 놓쳐 고아 아닌 고아가 됐던 자매가 극적으로 가족을 다시 만났습니다. 실종자 DNA를 대조하는 경찰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상봉이 이뤄졌는데요, 남매는 백발이 성성해진 서로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연신 눈물을 흘렸습니다.
윤서하 기자입니다.
[리포트]
반세기 넘게 헤어졌던 60대 여동생 둘이 문을 열고 들어오고, 큰언니 장희재 씨가 눈물을 터뜨립니다.
장희재 / 큰 언니
"내가 기다렸잖아…"
1965년 3월 헤어진 네 남매가 극적으로 상봉했습니다.
당시 7살과 5살이던 장희란, 경인 자매는 전차에서 어머니 손을 놓쳐 미아가 됐습니다.
노량진역 대합실에서 발견된 뒤 아동보호시설로 옮겨졌지만, 이름도 생년월일도 바뀌었습니다.
장경인 / 넷째 여동생
"충격이 커서 이름을 잘 말을 못했을 수도. 나이는 맞는데 생일은 저희가 헤어진 날로…"
큰언니는 동생들을 찾으러 이산가족상봉 TV 방송까지 출연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58년 만에 상봉이 가능했던 건 경찰 유전자 정보 덕이었습니다.
2021년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큰 언니의 유전자를 채취해 아동권리보장원에 제출했고 때마침 가족 찾기에 나선 막내와 DNA가 유사해 자매임이 확인됐습니다.
그동안 어머니는 헤어진 두 딸을 가슴에 품고 세상을 떠났고, 어느새 칠순이 넘은 큰언니는 깊게 패인 주름에도 여전히 귀여운 막내 얼굴을 어루만지며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고 다짐에 또 다짐을 해봅니다.
장희재 / 큰 언니
"살아있는 것만 해도 감사한 거야. 이제 재밌게 살면 되지."
장희란 / 셋째 여동생
"엄마가 다 보고 계실 거예요. 엄마, 다 보고 계시죠?"
TV조선 윤서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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