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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따져보니] 중국 '정찰풍선' 정체는…왜 띄웠나?

등록 2023.02.06 21:21 / 수정 2023.02.06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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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중 관계가 풍선 하나 때문에 다시 위기에 몰리게 됐습니다. 중국이 이걸 띄운 의도가 뭔지, 이 안에는 대체 뭐가 들어 있었는지 홍혜영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홍 기자, 미국이 격추한 '풍선'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생긴 겁니까?

[기자]
먼저 하늘에 떠 있는 풍선을 아래에서 올려다본 사진입니다. 둥근 달 같은데, 아래 무언가 패널 같은 게 보이죠. 밑에서 봤을 땐 작은 원이지만, 실제 지름은 30미터가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버스 3대를 붙여놓은 것과 비슷한 폭입니다. 아래쪽에는 태양광 발전 패널과 정보를 수집하는 레이더, 열화상 카메라가 달려 있습니다.

[앵커]
상당히 크군요. 몰래 들어오기는 어려웠겠는데요?

[기자]
네, 태평양을 건너 온 이 풍선이 미군에 포착된 건 일주일 전쯤인 지난달 28일, 알래스카 영공을 지날 때입니다. 이후 캐나다를 지나 미국 본토에 다시 진입했는데요. 문제는 풍선의 경로에 미국의 핵심 군사시설이 있다는 점입니다. 몬태나주만 해도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운용하는 공군부대가 있는데요, 풍선이 이 지역에 머문 걸로 추정돼 미국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겁니다.

[앵커]
중국은 기상 관측용 풍선이 경로를 이탈했을 뿐이라는 거고요?

[기자]
네, 하지만 외형상 단순한 기상 관측용으로 보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기상 관측용은 보통 지름 2m 정도인데, 이 풍선은 그런 용도로만 쓰기엔 너무 크다는 겁니다. 사진을 보면, 과거에도 군사 목적으로 풍선을 많이 활용했습니다. 세계 1, 2차 대전과 냉전시대에도 활발하게 쓰이던 오래된 정찰 기술입니다.

[앵커]
위성에서 자동차 번호판도 식별하는 세상인데 풍선으로 정찰한다는 게 잘 이해는 안 됩니다.

[기자]
풍선이 가진 이점이 있습니다.  고도가 여객기나 전투기보다 높아 넓은 범위를 정찰할 수 있고 인공위성보다는 지상에 가까이 날아 목표물 정보 수집에 유리합니다. 또 속도가 느린 대신, 목표지점에 조용히 오래 머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무엇보다 한 번 쏘는 데 수천억 원씩 드는 인공위성에 비해 가성비가 좋습니다.

[앵커]
하지만 정찰용이면 몰래 띄워야 하는데, 이건 대놓고 보라고 띄운거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기자]
네, 그래서 염탐보다는 떠보기, 흔들기가 목적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국의 대응 능력을 시험하거나 미국인들에게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라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서울 상공을 휘젓고 다녔던 북한의 무인기와 비슷한 양상이라고 지적합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중국의) 정찰 위성이 10cm까지도 지상의 물질을 찍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요. 그럼에도 (정찰 풍선은) 어쨌든 미국 영공 또 영토를 침공해보는 그런 군사적인 형태의 새로운 시도는 해봤다라는 의미가 더 크지 않을까…."

미국이 풍선을 격추하자, 중국 정부는 "미국이 무력으로 민간 비행선을 기습했다"면서 외교 라인을 통해 공식 항의했습니다.

[앵커]
미국은 미국대로, 중국은 중국대로 이런 반응을 보이는데는 다 이유가 있겠지만 한편으론 그냥 해프닝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홍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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