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주택 시장이 침체되면서, 공인중개사를 끼지 않고 '직거래'하는 사례가 늘고 있죠. 편법 증여 등 악용 사례도 적지 않아 정부가 불법이 의심되는 부동산 직거래 800여 건을 조사했는데, 270여 건이 적발됐습니다. 아버지 회사 소유인 21억 원 아파트를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매수하기도 했습니다.

또, 어떤 불법 거래가 이뤄졌는지, 정수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 지난해 12월 전용면적 84㎡가 6억 9천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재작년 14억 3천만 원이었던 최고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직전 매매보다 3억원 쯤 낮은 가격이어서 증여성 거래라는 의심을 받았습니다.

인근 공인중개사
"10억 정도에는 매매가 될 수 있었겠지만…. 그렇게 매매되는 물건이 없어요."

최근 직거래 비중은 부동산 거래 5건 중 1건에 달할 정도로 높아졌습니다.

세금을 줄이기 위해 직거래를 가장한 증여가 늘면서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의 거래가 잇따르는 상황입니다.

정부가 이처럼 수상한 직거래 802건을 추려 조사한 결과, 불법이 의심되는 276건이 적발됐습니다.

편법증여와 명의신탁 의심사례가 각각 77건과 19건에 달했습니다.

한 법인 대표의 자녀는 21억원에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거래대금 전부를 법인으로부터 조달받았는데, 전세보증금 이체 내역 등이 확인되지 않아 편업증여 의심사례로 국세청에 신고됐습니다.

직거래를 이용해 명의신탁을 하거나 공공 임대아파트를 불법으로 전대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국토부는 이번에 적발된 불법의심거래를 국세청 등에 통보하고, 고가의 허위거래 신고 후 계약을 해제하는 '실거래가 띄우기'에 대한 조사도 이어갈 방침입니다.

TV조선 정수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