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체

[따져보니] 출산율 높인 나라들…공통점은?

  • 등록: 2023.02.23 21:41

  • 수정: 2023.02.23 23:17

[앵커]
지금까지 정부가 저출산 예산에 280조 원 이상을 쏟아부었지만 그 결과는 초라합니다. 출산율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는커녕 갈수록 떨어져 이제는 OECD 국가중에서 압도적인 꼴찌입니다. 뭘 잘못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났는지 따져 보겠습니다. 홍혜영 기자, 우리나라 여성들의 합계출산율이 선진국 중에서도 압도적인 꼴찌라는 거지요?

[기자]
네, 가임 여성 한 사람 당 자녀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8명으로 또 떨어졌습니다. 10년 째 OECD 국가 꼴찌고요, 뒤에서 두 번째인 이탈리아(1.28명)와도 차이가 많이 납니다.

[앵커]
1이하는 우리 밖에 없군요 선진국들은 우리보다 훨씬 먼저 출산율 위기를 맞았을 텐데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습니까?

[기자]
네, 성공 사례로 먼저 스웨덴을 꼽는데요. 이미 1978년, 스웨덴 정부가 내세웠던 캠페인입니다. 상남자 이미지로 유명한 역도 선수가 아기를 안고 활짝 웃고 있습니다. 육아도 남자 몫이란 거죠. 스웨덴에서는 육아휴직한 아빠를, 유모차에 라떼를 들고 다닌다고 '라떼파파'라고 부르는데요. 육아휴직 중 일정 기간을 아빠가 쓰지 않으면 소멸시키는 식으로, 좌우 정당 가리지 않고 정치인들이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데 애썼습니다.

[앵커]
그렇게 해서 효과가 있었습니까?

[기자]
네, 스웨덴은 출산율을 1.7명으로 끌어올렸고, 여성의 경제활동을 늘려 노동력 부족 문제도 해결했습니다. 프랑스도 비슷합니다. 출산율이 한 때 한 때 2명까지 올라갔는데요.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면서 출산이 늘었습니다.

[앵커]
우리처럼 성공하지 못한 반대 사례도 있습니까?

[기자]
출산율이 우리보단 높지만 두번째로 낮은 이탈리아가 그런 예입니다. 이탈리아 임신의 날 포스터(2016년)인데요, 모래시계를 든 여성 옆에 "아름다움엔 나이가 없지만 생식에는 나이가 있다"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스웨덴과는 완전히 다른 시각이죠. 저출산의 원인을 따지지 않고 일단 낳으란 식의 캠페인은 비난만 샀습니다.

[앵커]
결과적으론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같은 얘기를 하더라도 방향을 잘 잡아야 겠군요?

[기자]
네, 이런 단편적인 정책으로 이탈리아의 출산율은 유럽 최저 수준에서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이탈리아도 출산 뒤 퇴사를 고민해야 하고 조부모에게 육아를 의존하는 문화가 우리와 비슷합니다.

[앵커]
그러나 어쨌든 우리 정도로 심각한 건 아니군요?

[기자]
네, 서구사회 대다수가 이민을 확대해서 경제인구 감소를 막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장기적이고 적극적인 저출산 대책을 펴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저출산과 고령화와 함께 이민 정책까지 아우르는 부서를 만들거나, 인구 정책의 컨트롤타워를 재편해서 거시적인 계획을 세우고 시행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영수 /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인구전문가)
"이들 국가는 사실은 인구 문제를 단발적인 단편적인 정책이 아니라 소위 생애 전체에 걸쳐 있는 종합적인 플랜과 실행으로 그것들을 긴 시간 유지를 했다 라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아직까지 이제 장기 마스터 플랜도 사실은 없고…."

[앵커]
우리는 왜 아이를 낳지 않는 나라가 됐을까 혹시 살아가는 것이 행복하지 않아서 그런 거라면 마음이 더 무거워집니다.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