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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따져보니] SVB發 금융쇼크 후폭풍, 실물 침체로 번지나

등록 2023.03.18 19:12 / 수정 2023.03.2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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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 것처럼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후폭풍이 심상치 않습니다. 위기 때마다 급한 불은 끄고 있지만, 시장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요. 이번 사태가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 경제부 정수양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정 기자,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한지 8일이 지났는데, 위기감이 여전합니다. 뭐가 문제인 겁니까?

[기자]
먼저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이후 위기설이 돌거나 폐쇄한 은행을 살펴보겠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을 포함해 총 5곳(뉴욕 시그니처, 유럽 크레디스위스, 미국 퍼스트리퍼블릭, 실리콘밸리 파이낸셜그룹)인데요, 이후 세계 증시는 등락을 반복하다, 각국의 긴급 대응에 안정세를 찾는 패턴을 반복해 왔습니다. 하지만 일회성 자금 수혈로는 이미 바닥난 신뢰가 회복되기 어려운데다, 금리인상에 따른 유동성 위기도 한동안 계속될 거란 전망이 많아, 은행 산업 전체에 대한 불안으로 번지고 있는 겁니다.

[앵커]
시장이 불안하면 당장 은행들이 자금 확보하는데 발등에 불이 떨어질 것 같은데요,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사실 실리콘밸리은행이 대량으로 예금을 인출하는 '스마트폰 뱅크런' 때문에 파산한 거잖아요. 이 때문에 다른 은행들도 안심할 수 없을 겁니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이후 미국 은행들이 연준으로부터 빌려간 돈만 1648억 달러(약 216조원)에 달하는데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습니다.

[앵커]
만일의 사태에 대비를 했군요. 그럼 은행들이 돈을 좀 쥐고 있겠네요?

[기자]
그래서 전문가들은 은행발 불안이 미국 실물경기 침체에 영향을 미칠 거라 보고 있습니다. 고금리 여파로 가뜩이나 시장이 위축돼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은행들이 위협을 느끼게 되면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대출을 깐깐하게 하게 되고, 결국 자금시장이 경색돼,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이렇게 세계 경기가 가라앉으면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 입장에선 타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한마디로 대출이 위축되는 경로를 통해 실물경기 침체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건데,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의 기업들의 실적 저하, 그에 따른 경기 침체 가속화는 결국 우리 수출 기업들 실적에 영향 미칠 가능성은 상당할 것"

[앵커]
경기 침체와 무역 적자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우려된다는 거군요. 다른 위기는 없습니까?

[기자]
가계 빚도 문제입니다. 지난해 2분기 기준 우리나라 가계 빚은 1900조원에 달하고요,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116조원에 이르는 등 부실 위험이 상당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외 충격까지 더해지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최근 OECD가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1.8%에서 1.6%로 낮춘 것도 이런 우려들이 반영된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결국은 금리가 문제인데, 최근 유럽중앙은행이 빅스텝을 단행했는데, 미 연준도 영향을 받을까요?

[기자]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 연준이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금리 인상을 멈추거나 인하할 가능성까지 거론됐는데요, 유럽중앙은행이 '금융 안정'과 '물가 안정'에 각각 다른 칼을 쓰겠다며,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면서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조만간 금리 결정을 앞둔 미국이 최소 베이비스텝을 밟을 거란 전망이 우세한데, 이렇게 되면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가 더 벌어지고, 원화 가치가 떨어져,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우려가 있습니다.

[앵커]
정부가 파산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얘기는하는데, 시장 불안 요인에 선제적 대응은 필요해보이네요. 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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