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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尹대통령 '굴욕외교' 공세 정면돌파…日 호응조치 관건

등록 2023.03.21 21:10 / 수정 2023.03.21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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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통령 입장에선 지금 상황이 답답하기도 하고 화도 나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본인의 진정성을 국민들이 알아주지 않는데 대한 서운함도 있을 거고요. 하지만 잘잘못은 결국 국민이 판단할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나선 오늘 발언 역시 정치적 승부수로 볼 수 있습니다.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이렇게 길게 한건 전에 없던 일이지요.  

[기자]
네, 어젯밤 늦게까지 메시지팀이 달라붙어서 원고 작업을 했고, 발표 직전까지 윤 대통령이 계속 수정하면서 대국민 설득의 포인트를 잡았다고 합니다. 참모들의 얘길 들어보면 "사실상 다 직접 썼다"고 할 정도였으니까 대통령의 정면 돌파 의지가 아주 강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앵커]
문재인 정부를 아주 강하게 직접 비판한 게 눈에 띄었는데, 대국민 설득의 시작점이 거기겠지요?

[기자]
윤 대통령은 그 부분을 상당히 길게 설명했습니다. 요약하면 문재인정부가 위안부협정을 사실상 파기했고, 징용판결 이후에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하자 경제와 안보를 포함한 대부분의 양국 교류를 크게 축소시키면서 그 피해를 국민들이 부담하게 됐다는 주장입니다. 이 상황을 방치하면 한일관계는 회복하기 어렵게 되고 미래세대에도 큰 부담을 지우는 일이어서, 통치자로서 결단하게 됐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앵커]
박정희,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이 했던 조치를 언급한건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기자]
네. 윤 대통령은 한일청구권협정을 맺었던 당시에도 반대가 심했다고 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尹 대통령
"당시 굴욕적이고 매국적인 외교라는 극렬한 반대 여론이 들끓었지만, 박 대통령은…일본이라면 무조건 겁부터 집어먹는 것이 바로 굴욕적 자세라고 지적했습니다."

저희가 직접 당시 언론보도를 찾아봤는데요. '망국적인 처사', '국민우롱 독선적 사고방식'이란 야당의 비판이 거셌고 무기한 단식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도 강조했듯이 이 협정으로 일본이 유무상으로 준 총 5억 달러의 자금이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포항제철 건립에 쓰이면서 국가 발전의 전기가 마련됐습니다. 윤 대통령 역시 이런 방식으로 한일관계 풀어가면서 떨어진 성장동력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결단을 반복적으로 언급해 온건 또 어떤 의미일까요?

[기자]
실제 역대정부에서 한일관계가 가장 좋았던 게 김대중 정부였습니다. 민주당이 김대중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만큼 과거보다는 미래에 초점을 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한일관계 철학을 윤석열 정부가 계승하고 있다는 걸 강조하고 있는 겁니다. 실제 윤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한일회담 특별담화문과 김 전 대통령의 연설문을 모두 읽고 메시지를 정리했다고 합니다. 

[앵커]
프랑스와 독일 관계도 언급했는데 이건 어떤 맥락일까요?

[기자]
보불전쟁부터 1·2차 세계대전까지 오랜 갈등을 겪은 두 나라는 1960년대 미래를 강조하며 엘리제 조약을 맺었습니다. 정부 인사부터 민간과 청년까지 교류를 활성화하는 방식인데, 한일관계에도 이를 적용하자는 겁니다. 다만 2차 대전 패전국인 독일과 일본의 사죄와 배상에 차이가 있었다는 점은 감안돼야 할 부분입니다.

[앵커]
일본에서 충분한 호응조치가 나오지 않는다면 윤 대통령으로서는 오늘 발언이 또 한번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번 정부 해법 발표는 다소 서두른 측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다음달 2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기시다 정부 입장에서도 관계개선의 로드맵이 필요했을 겁니다. 정상회담 이후에 일본 언론들이 우리에게 불리한 보도들을 내는 것도 일본 내부의 정치적 환경을 간접적으로 설명한다고 볼 수 있겠죠. 다만 윤 대통령의 방일 이후 일본 내 여론도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어서 추가적인 정상회담을 통해 상황을 진전시킬 가능성은 충분해 보입니다.

[앵커]
국익을 챙겨야 하는 대통령의 입장과 국민 감정 사이에 괴리가 있는 건 분명해 보이는데 이걸 어떻게 좁히느냐가 관건이 되겠군요.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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