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구 감소가 대한민국의 존립 자체를 뒤흔들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1월에 태어난 아기 수가 '역대 최저'를 기록한 반면, 사망자는 '역대 최대'로 1월에만 인구가 만 명 가까이 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신생아보다 사망자가 많은 상황은 3년 3개월째로, 사실, 새로운 상황은 아닙니다. 문제는 인구 감소 속도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건데요, '저출생 쇼크'를 겪고 있는 대한민국 연속 기획으로 짚어봤습니다.
먼저, 앞서 전해드린 통계가 현실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학생수 부족으로 학교가 문을 닫는 현상은 몇년 전만해도 지방에서 벌어지던 특수한 상황이었죠. 이제 수도권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폐교 처분된 중학교 자리엔 노인요양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라면, 인구 감소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감이 오실지요.
김창섭 기자가 전국을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체육관 앞 운동장에 공사가 한창입니다.
3년 전 졸업생 2명을 마지막으로 학생이 끊겨 문을 닫은 거창중학교 신원분교 자리에, 치매전담형 노인요양시설이 들어서는 겁니다.
거창군청 관계자
"출생율 자체가 굉장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어린아이들보다는 이제 노인을 위한 위주의 시설로…."
재학생수 20명 미만으로 한 때 폐교가 논의됐던 인근 신원초등학교는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습니다.
지자체가 입학-전학생 가족에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하는 파격 혜택을 내걸어 11가구, 학생 17명을 유치한 겁니다.
서희진 / 신원 LH임대주택 입주자
"작은 학교 살리기로 LH(토지주택공사) 집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산에서 (이사왔어요.)"
학생 수 감소 등으로 지난해 문을 닫은 초중고교는 전국에 26곳이었고, 이 가운데 10곳은 중고등학교였습니다.
출생아 감소로 학령인구도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12년 전 합계출산율 2.28명으로 전국 1위였던 전남 강진군의 경우, 지난해 0.89명으로 줄면서 같은 기간 학령인구도 4500여명에서 2700여명으로 감소했습니다.
강진군 내에서 유일하게 산부인과가 개설된 병원이지만, 이곳 1층 진료 대기실도 2층 분만실도 텅 비었습니다.
이대로라면 유치원에서 고교까지 학령인구가 2020년 674만명에서 2035년 413만명까지 39% 줄어 교육계에 적잖은 혼란이 예상됩니다.
TV조선 김창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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