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술 진보에 따라 사기도 진화하고 있다고 해야할까요. 해외 콜센터에서 발신한 070 전화번호를 국내에서 010으로 바꾸는 변작 중계기로 전화금융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이 무더기로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변작 중계기를 땅 속에 묻고, 대용량 배터리를 이용했습니다.
하동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갈대밭 땅 속에 묻힌 흰색 상자를 열어보니, 대용량 배터리와 전자장비가 나옵니다.
070 발신번호를 010으로 조작하는 변작 중계기입니다.
냉장고 안에서, 오토바이 적재함에서도, 발신번호 조작에 쓰는 휴대전화가 쏟아집니다.
"(누가 시킨거예요?) 배달 가는 건데요."
전화금융사기단 관리하던 범행장비들입니다.
30대 A씨 등 19명은 지난해 11월부터 전국 곳곳에 변작 중계기를 숨겨 놓고 전화금융사기 행각을 벌여 24억 원을 가로챘습니다.
피해자
"이자를 싸게 준다 그래가지고요, 정부 지원금이라... 010으로 다 전화가 와서 그냥 전화를 받아서..."
전화금융사기단의 변작 중계기 은폐 수법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일정한 장소에 숨기던 수법은 이동형으로 발전했고, 휴대전화와 PC를 연결하는 페어링 기술로도 진화했습니다.
최근에는 대용량 배터리 기술을 이용해, 인건비와 관리비를 줄이는 땅 속 매몰 수법까지 등장했습니다.
이지환 /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고요. 갈대밭이나 노상이라 경찰에 적발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경찰은 A씨 등 9명을 구속하고, 중국 전화금융사기 조직과의 연관성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TV조선 하동원입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