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주택시장 불황이 짙어지면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PF 시장이 점점 얼어붙고 있습니다. 시장 침체와 건축비 급등으로 본 사업에 들어가지도 못 하고 공매로 넘어가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는 겁니다.

서울 강남의 금싸라기 부지마저 좌초하고 있다는데, 그 속사정을 정수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청담동의 한 공동주택 사업 부지입니다. 원래는 고급 공동주택을 짓고 3.3㎡ 당 2억 원에 분양할 예정이었습니다. 

이 부지는 지난 2월 말 최저 입찰액 2263억원에 공매로 나왔다가 여러 번 유찰 끝에 현재 네 번째 입찰이 진행 중입니다.

시행사는 부지 매입 비용으로 1500억원 상당을 초기 사업 대출금인 브릿지론으로 조달했습니다.

부동산PF 대출로 브릿지론을 갚으려고 했지만 주택시장 불황이 길어지면서 PF 대출을 받지 못하고 결국 부지가 공매로 나온 겁니다.

시행사 관계자
"시공사 협의하고 하다 보니까 작년에 레고랜드 사태 터지고 PF가 이제 다 막힌 상황…."

일부 시행사는 브릿지론의 만기를 연장하며 버티고 있지만, 금리가 급등하면서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PF 대출이 얼어붙자 사업성이 좋은 알짜 입지 마저도 공매에서 수차례 유찰을 겪으며 새 주인을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겁니다.

권대중 /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건축비도 높아진 상태에서 PF마저도 지금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쉽게 토지를 매입 안 하는…."

부동산 PF 잔액도 1년 새 17조원 늘어나 130조원에 육박하고, 증권사를 중심으로 연체율도 높아진 상황에서 주택 사업 시장 침체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입니다.

TV조선 정수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