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신을 데이트 폭력으로 신고한 전 연인을 살해한 30대 남성이 구속됐습니다. 조사 당시 경찰은 보복 위험성을 '낮음'으로 판단했는데, 소극적인 대응으로 비극을 사전에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유혜림 기자입니다.
[리포트]
데이트 폭력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직후 헤어진 여자친구를 살해한 33살 A씨가, 보복살인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법원은 A씨가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피해자한테 하고 싶은 말 있으세요?) 정말 죄송합니다."
지난 26일 새벽 피해 여성은 데이트 폭력으로 A씨를 신고했고, 경찰은 두 사람을 지구대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당시 경찰은 A씨의 폭행이 경미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보복 위험성을 '낮음'으로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피해 여성이 조사를 마치고 10분 뒤에 자택 주차장에 도착하자 여성을 무참히 살해했습니다.
A씨는 지난 21일 이별을 통보받은 후 피해자 집을 수차례 방문했고, 다시 만날 것을 강요하며 현관문 비밀번호를 바꿨습니다.
전문가들은 경찰이 위험성 평가에 이 같은 점을 반영해, '접근 금지'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어야했다고 지적합니다.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법리 적용을 잘못한 사건으로 보이고요. 지금 스토킹 사건이 틀림없이 맞는데…."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등 추가 수사를 통해 계획범죄 여부를 확인하고, A씨의 신상 공개 여부도 함께 논의할 예정입니다.
TV조선 유혜림입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