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경제

[따져보니] 내국인 관광객들 제주 여행 기피, 왜?

등록 2023.06.04 19:20 / 수정 2023.06.04 19:28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앵커]
완전한 일상회복과 함께 날도 좋아지면서 짧은 휴일에도 여행 계획 세우는 분들 많으시죠. 그런데,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제주도엔 발걸음이 줄고 있습니다. 제주도를 갈 바엔 해외로 여행 간다는 말이 나오는 실정인데, 경제부 정준영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정 기자, 제주도 관광객이 많이 줄었습니까?

[기자]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제주 관광객 숫자를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봤습니다. 내국인의 경우 개별 관광객은 2% 늘었지만, 단체 관광객은 반토막 났습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은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앵커]
해외로 떠날 수 있는 하늘 길이 열려서 그런게 아닐까요?

[기자]
코로나19 종식이 가까워지면서 폭발한 해외여행 수요가 국내여행 수요를 대체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4월 한 달간 해외로 나간 내국인은 150만명에 육박했는데, 이는 1년 전보다 600% 폭등한 수치입니다. 반면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관광을 금지하면서 외국인 관광객 숫자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그동안 못 간 해외여행을 선택한다해도 코로나 이전 수준에도 못 미치는 건 제주 여행 만족도가 떨어졌다는 걸텐데, 이유가 뭡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물가 때문입니다. 제주관광공사가 제주 여행객을 대상으로 불만족 사항을 조사했더니,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비싼 물가'를 꼽았습니다. 8년 만에 2배 가까이 오른 수치입니다. 특히 해산물과 돼지고기 등 관광지 주변 먹거리 가격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우중 / 제주 여행객
"제주도 물가도 많이 올라서 비싸다고 생각하는데…4~5년 전보다는 (흑돼지 값만) 20~30% 더 오른 것 같아요."

여기에 렌터카 비용이 시기별로 들쑥날쑥한 점도 불만으로 꼽힙니다.

[앵커]
그래서 요즘 "제주도 가면 애국자"라는 말까지 나오는거군요. 그런데 제주도 여행과 해외여행 비용이 비슷할 정도로 제주 물가가 비쌉니까?

[기자]
평균 비용만 놓고 보면 그렇진 않습니다. 해외여행에선 하루에 23만원 정도를, 제주에선 10만원대 중반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이 차이가 크지 않다 보니, 제주에서 바가지 씌인 기분이 들고, "그 돈이면 차라리 해외여행 간다" 말이 나오는 겁니다. 실제 올해 들어 일본 항공권 구매 건수는 222%, 베트남은 163% 늘었습니다. 동남아시아는 워낙 물가가 저렴하고 일본은 '엔저 효과'로 환율이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앵커]
제주 관광 업계도 걱정이 클텐데, 자구책이 있습니까?

[기자]
우선 여행객들이 제주와 다른 국내외 관광지 물가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고선영 / 제주연구원 부연구위원
"제주만 보면 사실 이게 비싼지 싼지 잘 알 수가 없기 때문에 국내나 해외 지역과 비교 가능한 관광 물가 지수를 좀 개발하자"

이 시스템이 마련되면 지수를 모니터링해서 어느 정도 물가를 낮추는 게 가능할 겁니다. 다만 제주는 섬이라 물류비 부담이 크다 보니 물가 인하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제주도만의 품질 인증 제도를 만들자는 대안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제 코로나 특수 효과는 끝났고 제주 관광 업계도 가격에 걸맞는 서비스 경쟁력을 갖춰야 외면받지 않을 듯 합니다. 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