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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아침에 한 장] 진흙으로 하나가 된다

등록 2023.06.09 08:26 / 수정 2023.06.09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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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렌즈에 담긴 그 순간, 그 의미를 짚어보는 시간이죠. 사진기자가 선택한 아침에 한 장입니다. 오늘은 조선일보 사진부 오종찬 기자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에 볼 사진은 어떤 건가요.

[기자]
아프리카 말리 주민들이 일제히 진흙을 머리에 이고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아프리카 말리의 작은 도시 젠네에는 세계 최대의 진흙 건축물 젠네 모스크가 있습니다. 해마다 이곳에서는 특별한 축제가 열리는데요. 어떤 축제인지, 함께 보시죠. 수천여 명의 주민들이 진흙을 들고 젠네 모스크로 향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젠네 모스크는 안타깝게도 '100년 후에는 볼 수 없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세계 유산'에도 선정됐습니다. 그 이유는 모스크가 진흙으로 만들어져서 비가 오면 서서히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해마다 우기가 찾아오기 전에 마을 주민들은 축제를 열고 한 달 내내 모스크 벽에 진흙을 바릅니다.

[앵커]
사진을 보니 축제라기에는 무척 고된 작업 같은데요. 이렇게 많은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기자]
네. 이렇게 힘든 축제에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건, 그들의 공동체 의식 때문입니다. 축제가 시작되면, 진흙을 옮기고 모스크에 손으로 진흙을 바르기 시작합니다. 마을의 각 지구별로 바르는 장소가 정해져 있어서 지구끼리 경쟁을 하는데요. 이런 공동 작업을 통해서 서로 일체감을 느끼고 깊은 공동체 의식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작업을 마친 사람들은 강에서 몸에 묻은 진흙을 씻어내고, 새 단장한 모스크 광장에서 기도를 마친 후에 악수하는 것으로 축제는 끝이 납니다.

[앵커]
진흙으로 유대감을 쌓는 독특한 문화가 참 인상적이네요. 지금까지 아침에 한 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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