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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대상 북한 선박들, 가짜 보험증서로 전 세계 누벼"

  • 등록: 2023.06.10 10:33

제재 대상인 북한의 선박들이 유럽 민간업체를 통해 만든 가짜 보험증서를 쥐고 세계 각지를 오간 정황이 포착됐다.

1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금은 사망한 영국인 해상보험업자 데이비드 스키너가 운영했던 'DGS 머린'은 2011년에서 2016년 사이 북한 선박 최소 29척에 가짜 보험증서를 발급했다.

DGS 머린의 전 직원은 "회사가 보험증서를 발급한 북한 선박의 진짜 숫자는 100에 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DGS 머린은 그 어떤 당국으로부터도 보험증서 발급 권한을 받은 바 없는 만큼 이런 증서는 모두 사기였다고 FT는 지적했다.

통상 외국에 정박하려는 선박은 보험 가입 증서를 제시해야 하는데, 북한 선박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결의에 따라 보험증서 발급이 금지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DGS 머린이 제공한 가짜 보험증서로 북한 선박들은 바닷길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전했다.

DGS 머린이 가짜 증서를 발급한 시기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선박에 대한 보험증서 발급을 금지한 때와 겹친다.

북한 선박 원산 2호와 오가산호는 각각 2016년 6월과 8월 DGS 머린의 가짜 증서를 받았다.

북한 깃발을 달고 항해하는 선박에 대한 보험 제공을 금지하는 안보리 결의 2270호는 앞서 그해 3월 나왔다.

FT는 DGS 머린 측이 2011년 런던에서 북한 국영보험회사인 '조선민족보험총회사' 관계자들과 처음 접촉한 것으로 파악돼 이때 가짜 증서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휴 그리피스 전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조정관은 "보험증을 통해 북한은 무기, 석탄, 석유 등 제재 물품을 운반할 수 있었고 북한 정권을 위한 수입을 창출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DGS 머린의 사기 행각은 설립자 데이비드 스키너가 2016년 52세 나이로 갑작스레 숨지면서 끝났다.

회사는 아들에게 넘어갔다가 곧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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