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부실대응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 7일 보석으로 풀려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13일 오후 청사로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구청은 이날 보도 자료에서 "지난 9일부터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입원치료와 안정을 취하고 있던 박희영 구청장이 출근해도 된다는 주치의 진료 소견에 따라 이날부터 업무에 복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출근 시각과 근무 중인 장소는 밝히지 않았다.

구청장실 출입문 앞에선 유족이 박 구청장의 출근을 막고 있다.

용산구청은 또 "지역에서 일어난 참사에 대해 거듭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 유가족과는 시기와 방법을 협의해 만나겠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석방된 이튿날인 8일 출근을 저지하는 이태원 참사 유족을 피해 오전 7시께 '기습 출근'했지만 9일과 12일에는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한편,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와 유족은 이날도 용산구청 정문과 민원실 앞에서 박 구청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이어갔다.

이 단체 측은 "아직 유족들이 구청장을 만났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26일 경찰 수사 단계에서 구속된 박 구청장은 1심 구속 만기(6개월)를 조금 앞둔 이달 7일 법원의 보석 결정으로 석방됐다.

박 구청장은 석방 당일 부구청장에게 구정 업무를 인계받고 참사 현장을 방문해 추모 기도를 한 뒤 자택으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방 다음 날인 8일에는 교회 새벽기도에 다녀온 후 출근해 지역 현안을 파악하고 부서 주요 사항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