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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 "명품 껍데기로 대리만족"…빈 병·포장상자 등 중고거래 백태

  • 등록: 2023.06.13 오후 21:32

  • 수정: 2023.06.14 오후 18:55

[앵커]
SNS가 젊은 층 사이에서 과시의 창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데요. 그 연계 선상에서 봐야 할까요. 명품 상표가 찍힌 쇼핑백과 상자, 고가 양주병 등이 거래되고 있습니다. 제품이 아닌 포장일뿐인데도 없어서 못 팔 정도라면 믿으시겠습니까.

소비자탐사대 송민선 기자가 이 세태를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방 안 진열대에 수입 명품 브랜드 포장재가 가득합니다.

프랑스 명품 구두 상자에, 장신구 보관 주머니, 스위스 명품시계 상자까지. 수백만 원~수천만 원에 달하는 고가품 포장재이지만, 열어보면 모두 비어있습니다.

A씨 / 명품 포장재 거래자
"이런 명품시계 (보관함) 같은 경우에는 정말 부르는 게 값이에요."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엔 비슷한 매물이 넘쳐납니다.

명품 브랜드 로고가 찍힌 종이 쇼핑백이 보통 2만~3만 원, 포장박스는 5만~6만 원 사이에 거래됩니다.

명품 포장재 판매자
"원래 5만 5000원인데 그냥 5만 원만 주세요. (이거 올리면 많이들 연락 와요?) 네, 연락 많이 와요. 남자분들도 사 가시고…."

유명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가 SNS에 '명품' 관련 인증샷을 올리고, 명품 브랜드 포장박스를 이렇게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는 게 유행처럼 번지면서 포장재 중고거래는 더욱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명품·고가품은 갖고 싶은데 주머니 사정은 팍팍하다 보니 포장재인 쇼핑백이나 상자라도 구매해 대리만족을 느끼려는 겁니다.

A씨 / 명품 포장재 거래자
"(명품) 제품이 100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호가하다 보니까, 5000원~3만 원 정도 하는 쇼핑백이나 더스트 백으로 그런 효과를 누리고 싶은…."

최근에는 위스키 등 양주를 즐기는 젋은 층이 늘면서 수십만 원~수백만 원짜리 양주의 공병까지 중고거래 시장에서 인기입니다.

양주 판매점 관계자
"(빈 병이) ○○마켓(중고거래 플랫폼) 같은 데 요즘 나오더라고요. 인테리어 소품 쓰신다고 5만 원 하는 것도 있고 10만 원 하는 것도 있고."

이런 명품·고가품 포장재 중고거래 열기를 놓고, 일각에선 SNS 등 온라인 활동이 늘면서 지나친 과시욕이 빚어낸 이상 구매 현상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B씨 / 바텐더
"(빈 위스키 병에) 캐러멜이라든지 콜라 같은 걸 물에 섞어 넣어서, 인터넷에 올려서 과시도 하시더라고요."

경기 침체 속 상대적 박탈감이 반영된 소비 행태란 분석도 있습니다.

서이종 /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그 소비(명품 구매)를 할 수 없는, 그런 현실에 있는 젊은이들이 명품을 살 수 없으니까 껍데기를 소비하는, '웃픈' 현실이다…."

욕망과 현실이 교묘하게 접점을 이루며 명품 '껍데기 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소비자탐사대 송민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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