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영어유치원'을 엄단하겠다고 밝힌 지 한 달입니다. 변화가 좀 있는지, 현장을 돌아봤습니다. 꼼수 영업은 여전했습니다. 미술, 체육 등 과목별로 분리해 영어를 가르치는 학원으로 영업하고 있었습니다.
소비자탐사대 이상배 기자입니다.
[리포트]
겉보기엔 평범한 상가 건물이지만, 지하 1층 유아 전용 수영장부터, 층별로 영어와 예체능 교실까지 갖춰 사실상 유치원처럼 운영되는 영어학원입니다.
유아 영어학원 관계자
"체육은 4층. 그 다음에 미술. 프로그램마다 다 모아서 이동을 시키고 있고요."
학원법상 영어학원은 영어만 가르쳐야 합니다.
하지만 층별로 과목을 나누고 사업자 등록도 달리해 규제를 피했습니다.
유아 영어학원 관계자
"단과학원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따로 학원을 다니실 필요가 없는 거예요."
엄격한 유아교육법 적용을 받는 '유치원' 이름을 금지하자 '영어유치부'란 명칭도 등장했습니다.
'영어유치원' 간판을 내걸진 않았지만, 유아를 상대로 하루 4시간 이상 수업하는 영어학원은 2017년 474곳에서 지난해 말 811곳까지 크게 늘었습니다.
입학금과 교재비, 급식비 등 월 비용이 약 200만 원까지 달합니다.
조용현 / 경기 성남시
"조바심도 나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사실 비교도 되긴 하는데 그쪽을 따라가려고 하다 보면 아이도 힘들고 하더라고요."
편법 운영도 모자라 미국 초등교과를 선행하기도 하고,
영어학원 관계자
"미국 교과 과정을 가르치는 과정이고 오전 9시40분부터 오후 2시40분 수업이 다 끝나요."
여름 방학기간엔 2~3주 해외 영어캠프도 열립니다.
영어캠프 관계자
"비용은 성인 1명, 아이 1명 했을 때 2500달러(약 320만 원)고요."
유아기 과도한 학습은 스트레스를 유발해 정신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최관우 / 정신신경과 전문의
"(유아 학습 스트레스 사례가)최근 좀 늘어나는 추세로 판단됩니다. 표정도 많이 없어지고 뭔가 초조해 보이는 그런 양상이 있고요."
최근 한 달 동안 서울 강남구 유아영어학원 부조리 신고는 385건으로, 이 가운데 허위-과장 광고가 62건, 교습비 등 초과 징수가 41건이었습니다.
정부는 연말까지 편법 운영 학원을 상대로 계도기간을 거친 뒤 내년 상반기부터 유아 사교육 단속에 나설 방침입니다.
소비자탐사대 이상배입니다.
취재지원: 김아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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