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날씨가 이 정도면 하던 일도 멈추는게 마땅합니다만 그래도 일손을 놓지 못하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건설 노동자, 청소 노동자, 택배 기사, 교통 경찰관 같은 분들이 대표적이고 특히 농어촌 지역에는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된 분들이 많습니다.
이 가운데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의 실태를 안혜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열흘째 폭염 특보가 내려진 경기도 포천의 한 채소 농장. 이주 노동자들이 비닐하우스에서 연신 땀을 닦으며 애호박 줄기를 손질하고 있습니다.
오후 4시 현재, 비닐하우스 밖의 온도는 35도인데요,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하는 내부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최대 48도까지 치솟았습니다.
비닐하우스 안에서 하루 10시간 넘게 일하지만, 냉방용품이라곤 궁여지책으로 장만한 휴대용 선풍기가 전부.
미얀마 이주노동자
"제가 샀어요. (여기서 준 게 아니고?) 제가 더워서 샀어요. 여기가 바깥보다 더 더워요."
이마저도 없이 물로 연신 목을 축이는 노동자도 상당수였습니다.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하루에 물 몇 병씩 마신다고 하셨죠?) 하루 6~7병.. (6~7병이요?) 네."
체감온도 35도 이상이면 야외 작업을 중지하라는 정부 권고도 현장에선 지켜지지 않습니다.
태국 이주노동자
"(오늘 몇 시간 쉬었어요?) 원. (한 시간?) 네. (밥 먹느라?) 네. 밥 먹고."
불법 건축물 단속에 검정 천막을 덮어둔 숙소도 고역입니다.
김달성 / 포천이주노동자센터 목사
"일 끝나고 숙소에 들어가서 좀 쉬기라도 해야 하는데 바람도 통하지 않고, 창문도 대개 폐쇄돼 있고…"
국내 이주 노동자 온열질환 발생률은 내국인 노동자에 비해 4배 이상 높습니다.
TV조선 안혜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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