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오늘 오후 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관련 내용, 국제부 김자민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어제 오전 하산역에 도착했고, 아직도 전용열차를 타고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상보다 이동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거 같은데 왜 그렇습니까?
[기자]
네, 김정은 위원장은 10일 오후 7시쯤 평양을 출발해, 어제인 12일 오전 6시에 북러 접경인 연해주 하산역에 도착했습니다. 37시간 정도가 걸린건데요. 평양에서 하산까지의 거리가 약 860㎞임을 감안할 때, 평균 이동속도는 시속 25km가 채 되지 않는 겁니다. 4년 전 김 위원장이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을 때에 비해 시간이 3배 이상 더 걸렸습니다. 이전 정상회담 때는 모든 일정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더 먼 하바롭스크나 보스토치니에 방문하는 만큼, 운행시간을 여유있게 설정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늘 오전 전용기를 타고 정상회담 유력 장소인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로 이동하는데요. 김위원장의 열차는 푸틴 대통령이 보스토치니에 도착한 이후에 정오쯤 도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말씀하신대로 정상회담 장소로 유력시되는게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인데, 이곳을 택한 상징성 어떻게 봐야할까요?
[기자]
먼저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가 어떤 곳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옛 소련시절 우주대국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러시아가 거액을 들여 건설한 최첨단 기지입니다. 규모는 우리나라 나로 우주기지의 100배 이상으로, 러시아는 2016년 첫 우주 로켓 발사 이후 10차례 성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러 군사협력 확대를 상징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장소인거죠. 특히 북한의 경우 올해 진행한 두 차례의 정찰위성 발사에 모두 실패했고, 10월에 재발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우주기지를 직접 보고 로켓과 위성 강국인 러시아로부터 관련 기술을 전수받을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러면 회담은 오늘 열릴 가능성이 큰가요? 김정은 위원장의 일정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예상대로 두 정상이 오늘 오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난다면 바로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푸틴 대통령이 보스토치니에 먼저 도착해 김 위원장을 직접 맞이하고 회담 장소로 이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러시아 크렘링궁 대변인이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전면적 방문, full scale 방문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거든요.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일대일 회담 뿐만 아니라 북-러 대표단 간 회담, 공식 만찬까지 함께 할 거란 얘기입니다. 김 위원장은 또 이번 방문 기간에 하바롭스크주 산업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를 찾아 수호이 전투기 생산공장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곳은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 역시 방문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러시아 매체는 김 위원장이 16일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김정은 위원장의 일정을 봐도 그렇고, 수행단 면면을 봐도 절반이 군 관계자인데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은 무기거래겠죠.
[기자]
이번 방러에는 북한 군 서열 1, 2위부터 정찰위성과 핵잠수함 개발 책임자 등, 군 핵심 관계자들이 대거 동행했습니다. 특히 북한 군수 산업을 총괄하는 조춘룡 군수공업부장이 동행했는데요. 정상회담의 초점이 북러 간 무기 거래와 군사 협력에 있다는 걸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북한은 위성 등 첨단기술을 러시아에 요구하고,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포탄 등 재래식 무기를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러시아는 이번 회담에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문제까지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안보리 대북 제재 시스템 자체를 무력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앵커]
미국과 중국 등 관련국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 국무부는 러시아의 유엔 대북 제재 무력화 의지에 대해 "불가능하다"고 일축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어제는 러시아가 국제적 왕따 북한에게 무기를 구걸하고 있다고 맹비난했었는데, 북러간 무기거래를 주시하고 있다며 책임을 묻는 조치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시 한번 경고했습니다. 반면 중국의 관영 매체는 북러의 결속 이유가 미국 정부의 제재를 통한 고립화 정책 탓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김자민 기자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